반도체 한파에 얼어붙은 삼성전자가 3분기(7~9월) 확정 실적을 공개한다. 이달초 잠정실적 발표에선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30% 넘게 줄어든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부진이 예고된 SK하이닉스와 LG전자도 이번주 3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27일 오전 3분기 확정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달초 3분기 잠정실적 발표에서 매출 76조원,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힌 바 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1.73% 줄어들었으며, 지난해 1분기(9조3829억원) 이후 6분기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이날 확정 실적 발표에선 사업 부문별 상세 매출과 영업이익이 공개된다. 가장 주목되는 건 반도체 실적이다. 글로벌 경기침체 현실화로 스마트폰·컴퓨터·TV 등 전자제품 수요 위축→세트업체들의 반도체 주문 급감→반도체 출하량 급감의 악순환 고리가 형성된 상태다.
반도체 수요가 크게 위축되면서 가격이 급락한 점도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3분기 D램 가격은 전 분기보다 10~15%, 낸드플래시는 13~18%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의 3분기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이 4조원 후반에서 5조원 초반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9조9800억원의 흑자를 거둔 지난 2분기의 반토막 수준이다. 당시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은 전체 영업이익(14조1000억원)의 70%를 차지하며 삼성전자 실적을 이끌었지만 3분기에는 부진하면서 전체 실적도 끌어내렸다.
가전 사업의 부진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경기 침체로 가전 수요가 줄어든 데다 물류비·마케팅비 등 비용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의 3분기 가전 사업 영업이익이 약 20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추정한다. 예상 매출액이 14조~15조원인 점을 고려하면 손익분기점을 겨우 달성한 수준이다.
다만 스마트폰·디스플레이 사업은 상대적으로 선전하면서 전체 실적을 지탱했다. 지난 8월 출시한 ‘갤럭시 Z플립·폴드4’가 전작 대비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디스플레이도 최대 고객사인 애플이 지난 9월 ‘아이폰14’를 출시하며 수혜를 입었다.
급등한 달러·원 환율은 호재 요인이다. 특히 달러로 결제하는 반도체 사업에서 실적 악화를 일정부분 방어하는 역할을 했다.
SK하이닉스도 반도체 침체 여파로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3분기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전망 평균)는 11조9758억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조243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6.2%나 급감한 수치다.
반도체 사업이 부진했지만 스마트폰·디스플레이 사업이 선전한 삼성전자와 달리 반도체 사업 위주인 SK하이닉스는 D램·낸드플래시 불황으로 인한 타격이 한층 컸다는 평가다.
반도체 불황이 심화되는 4분기에는 실적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KB증권은 4분기 SK하이닉스가 18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 SK하이닉스는 오는 26일 오전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LG전자는 오는 28일 오후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이달 초 LG전자는 매출이 21조1714억원, 영업이익은 746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5968억원)보다 25.1% 증가했지만 지난해 3분기 실적에 반영된 GM 볼트 리콜 관련 충당금(4800억원)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30.7%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매출은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호조로 역대 최고였던 올해 1분기(20조9690억원)를 넘는 신기록을 새로 썼다. 하지만 원자재·물류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등 전방위적인 악재로 인해 주력인 가전·TV 등 사업의 수익성은 크게 악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TV 사업의 경우 특히 부진해 매출마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다만 자동차 전장 사업은 선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에 따르면 3분기 전장사업 매출은 전 분기(2조305억원)보다 성장했으며, 수익성도 전 분기보다 더 개선되면서 2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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