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점유율은 22%로 1%P 올라… 톱5업체중 애플만 440만대 증가
내년 상반기까지 수요 부진 전망, 스마트폰 업체들 악재 겹쳐 감산
반도체 등 핵심 부품사들도 타격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얼어붙으며 올해 3분기(7∼9월) 출하량이 같은 분기 기준으로는 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스마트폰 수요 부진은 내년 상반기(1∼6월)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스마트폰 제조사는 물론이고 반도체 등 핵심 부품 업체들까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9% 감소했다. 2014년 이후 가장 적은 3분기 출하량이다. 카날리스는 이번 보고서에서 절대량을 밝히지는 않았다. 작년 3분기 출하량이 3억2340만 대였음을 감안하면 약 2억9400만 대로 추정된다. 스마트폰 출하량은 올 1분기(1∼3월)에 작년 동기 대비 11% 줄어든 데 이어 2분기(4∼6월)에도 9% 역성장을 한 바 있다.
글로벌 1위인 삼성전자도 전체 시장이 축소되는 환경에서 출하량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출하량은 작년 6790만 대에서 올해 6470만 대로 320만 대가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시장점유율은 22%로 작년 같은 시기 21%에서 1%포인트 올랐다.
미국 애플은 고가형 제품 수요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위 5개 업체 중 유일하게 성장했다. 애플의 시장점유율은 작년 3분기 15%에서 올해 3분기 18%로 3%포인트 올랐다. 출하량은 같은 기간 4850만 대에서 5290만 대로 440만 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3위 샤오미(14%)는 시장점유율이 유지됐고, 오포(10%)와 비보(9%)의 점유율은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포인트, 2%포인트 줄었다.
카날리스는 감소 원인에 대해 “우울한 경제 전망에 사람들이 전자 기기에 대한 소비부터 줄이게 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고물가·고금리에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코로나 봉쇄’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며 주요 스마트폰 기업들은 일찍이 감산에 나서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5월부터 연간 생산량 목표를 3억3000만 대에서 2억8000만 대로 15% 낮추고 생산 규모를 줄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샤오미는 중국 주요 도시의 봉쇄 영향까지 더해져 올해 생산량을 기존에 목표했던 2억 대에서 1억6000만∼1억8000만 대로 낮췄다. 오포, 비보도 재고가 급격히 늘어나자 2∼3분기 주문량을 20% 줄이기로 했다.
3분기 선방했던 애플도 4분기(10∼12월)에는 감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28일 블룸버그는 애플이 신형 아이폰의 증산 계획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하반기(7∼12월) 아이폰14 제품군 생산량을 최대 600만 대까지 늘리려고 했다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인 9000만 대를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최근에는 애플이 아이폰14 플러스 모델의 저조한 성적으로 일부 중국 협력업체에 부품 생산을 중단할 것을 요청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주요 공급망도 타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 실적이 악화하며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7% 감소했다. 글로벌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도 올해 설비투자 목표치를 10% 하향 조정했다. 스마트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카메라, 기판업체들도 사업이 위축되고 있다.
산얌 초라시아 카날리스 애널리스트는 “앞으로도 6∼9개월간 스마트폰 시장은 움츠러들 것으로 전망된다”며 “연말 프로모션으로 판매량이 일부 늘 수 있지만 흐름이 바뀌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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