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수출 암초 만난 한수원… 美 경쟁업체 “지재권 침해” 소송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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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팅하우스, 美 법원에 고소장
폴란드 수출 앞두고 견제용인듯
전문가 “기술협정 맺어 문제 안돼”

미국 원자력발전 기업 웨스팅하우스가 한국수력원자력을 상대로 지식재산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폴란드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을 두고 웨스팅하우스와 경합을 벌이고 있는 한수원의 원전 수출에 빨간불이 켜졌다.

24일 원전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웨스팅하우스는 21일 미국 컬럼비아 연방지방법원에 한수원과 한국전력공사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시켰다. 웨스팅하우스는 “한국형 원전(APR 1400) 설계에 자사(自社)의 지식재산권이 포함돼 있고 이를 폴란드에 수출하기 전에 웨스팅하우스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웨스팅하우스는 특히 원전기술 공유를 제한하는 미국 법에 따라 미국 원천기술을 포함한 APR 1400 수출이 미국 에너지부(DOE)의 검토를 받아야 하는 사안인지도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폴란드뿐만 아니라 APR 1400 도입을 고려 중인 체코,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한수원의 기술 공유 역시 금지해 달라고 했다.

이번 소송 제기는 경쟁자인 한수원의 원전 수출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한수원이 한전에서 분리되기 전에 이미 한전과 웨스팅하우스가 기술 전수 계약, 기술 사용 협정을 맺었던 만큼 문제가 될 소지는 거의 없다”며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잠재 고객들에게 한국형 원전을 도입하면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식으로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 주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웨스팅하우스는 총 6기 규모의 폴란드 원전 건설 사업을 두고 한수원, 프랑스 전력공사(EDF)와 수주 경쟁을 벌여 왔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한수원이 가장 낮은 가격을 써냈고, 웨스팅하우스가 두 번째로 비싼 금액을 제시했다. 이 밖에 한수원은 폴란드전력공사(PGE), 현지 민간 에너지기업과 별도의 원전 건설 사업에 대한 협력의향서(LOI)를 조만간 체결할 예정이다.

#원전수출 암초#한수원#美 경쟁업체#지재권 침해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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