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해외여행 재개 움직임… 면세업종 주목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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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
최근 해외여행이 다시금 활성화될 것이라는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한국은 올 3월 입국자 격리 조치를 해제했고, 4월엔 해외 접종 완료자 격리를 면제해 줬다. 주요국들은 하늘길을 열고 있고 최근에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던 중국도 홍콩을 시작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격리 및 입국 규제 정책을 완화하고 있다. 그동안 해외여행을 가지 못했던 전 세계 여행객들도 기대에 부풀어 있다.

항공, 카지노, 여행 등 관련 업종의 주가는 이 기대감을 반영하며 상승했다. 하지만 유독 면세 업종의 주가만 제자리였다. 해외여행 재개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경쟁 심화와 임차료 부담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된 것이다. 여행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제로 코로나 정책 장기화로 한국에 오지 못하고, 면세점들이 중국 보따리상(다이궁)에게 의존해 오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탓도 있다.

따라서 지금 면세 업황의 회복세를 지탱하는 건 한국인들의 해외여행이다. 올 3월부터 각종 입국 규제가 완화되면서 내국인의 출국 수요는 점진적으로 개선돼 인천공항 이용객 수는 2019년 대비 약 30% 수준(8월 기준)을 회복했다. 이 외에도 올해 세법 개정안에 따라 내국인 구매 한도가 폐지되고 해외에서 국내로 입국 시 적용되는 내국인 면세 한도 역시 2014년 9월 이후 8년 만에 기존 600달러에서 800달러로 33% 상향됐다.

이제부터는 외국인들의 한국 여행이 희망이다. 향후 면세 업황의 수익성 회복을 위한 핵심 전제 조건은 외국인 관광객 중에서도 알선 수수료를 지급할 필요가 없는 개별 관광객의 증가다. 개별 관광객이 시내 면세점으로 집중되면 면세 업체들의 수익성은 급격하게 회복된다. 코로나19 사태 당시 기업들의 비용 효율화 노력 덕분에 앞으로 매출이 증가하면 큰 폭의 이익 상승 효과도 누릴 것이다.

조만간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가 고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면세 시장 내 대다수 기업들이 수익성 위주의 경영 전략을 실천하며 과거처럼 과도한 임차료 경쟁을 하지 않을 것이다. 2015년 면세 사업 허가가 크게 증가하던 시기 대비 수요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또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이 수익성을 강화하고 있고 면세업자들의 해외 사업 매출이 크게 증가한 덕분에 굳이 ‘규모의 경제’를 위해 인천공항에 입점해야 한다는 부담이 줄고 있기도 하다.

다만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의 장기화로 단기적인 실적 반등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내년 해외여행이 더욱 활성화되면 가장 큰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유통 업종이다. 이제는 하방 리스크보다 주가 상승 시의 리스크와 잠재력 등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애널리스트#마켓뷰#해외여행 재개#면세업종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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