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국고채 발행 대폭 축소”… 150조 ‘부동산PF’ 대출 전면점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5000여 부동산PF 대출 사업장
자금시장 경색속 부실 뇌관 우려
국고채 144조 발행… 한도 81% 채워
국채발행 줄여 채권시장 안정 나서

레고랜드 어음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로 촉발된 채권시장 불안에 대응해 정부가 올해 남은 기간 국고채 발행 물량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또 금융당국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대한 전방위 점검에 나섰다. 자금시장 경색과 부동산 경기 침체가 맞물려 최대 150조 원을 웃도는 PF 대출이 부실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2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전국 5000여 개 부동산 PF 사업장에 대한 대출 현황 파악에 나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대출 현황과 사업 진행 상황, 수익성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아직 부동산 PF 대출 리스크가 금융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업권별 대출 현황에 따른 컨틴전시 플랜(비상대응 계획)을 마련하는 한편으로 필요 시 부실 사업장에 대한 현장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전체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112조2000억 원이다. 2018년 말(59조5000억 원)에 비해 2배 가까이로 늘었다. 여기에 개발사업을 기초자산으로 증권사가 발행한 유동화증권을 포함하면 152조 원에 이른다. 특히 카드·캐피털, 저축은행, 보험사 등 제2금융권의 PF 대출 잔액이 전체의 74.8%(83조9000억 원)로 급증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저축은행, 카드·캐피털 등 최근 PF 대출 연체율이 상승한 제2금융권의 부실 우려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PF 사업장 가운데 우량 사업인데도 불구하고 단기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사업장도 가려낼 예정이다. 당국은 앞서 23일 ‘50조 원+α’ 규모의 자금시장 안정 방안을 통해 양호한 PF 사업장이 ‘브리지론’을 ‘본PF’로 전환할 수 있도록 10조 원 규모의 보증 지원에 나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제2금융권은 개발사업 인허가 이전 단계에서 브리지론을 받은 뒤 본PF에서 들어온 돈으로 브리지론을 상환하는 경우가 많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전국 800여 곳의 사업장이 브리지론을 사용했다가 본PF로 넘어가지 못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23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 금융회의에 참석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또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기재부 등이 공동 주최한 ‘KTB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해 “시장 상황을 감안해 국고채 발행 물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겠다”며 “올해 남은 기간 재정 여력을 고려해 국고채 발행량을 당초 목표보다 과감히 축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금리 급등과 자금 경색 우려 등으로 채권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국채 발행 물량을 줄여 금리는 낮추는 방식으로 시장 안정을 꾀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올 들어 지난달까지 발행한 국고채는 144조2000억 원으로 올해 발행 한도(177조3000억 원)의 81.3%를 채웠다. 남은 두 달여 동안 발행 여력(33조 원)을 줄여 물량 조정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레고랜드#채권시장#부동산pf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