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유럽 전기차 수요 확대 덕분
배터리 기업 3분기 실적 역대 최고
强달러-美IRA법도 호재로 작용
삼바도 매출-영업이익 94% 늘어
국내 주요 제조기업들이 수출 감소와 환율 및 원자재가 인상으로 고전하는 것과 달리 배터리 기업들은 3분기(7∼9월) 사상 최대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북미·유럽 시장에서의 전기차 수요 확대 덕분이다. 자국 완성차 업체와 부품 공급망에 보조금,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영향으로 앞으로도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의 3분기 매출은 7조648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9% 늘었고 영업이익은 5219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삼성SDI 매출은 56.1% 늘어난 1조9282억 원을, 영업이익은 51.5% 늘어난 5659억 원을 기록했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북미, 유럽 고객사의 전기차 판매 확대에 따라 배터리 출하량이 늘었고 메탈 등 주요 원재료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며 모든 제품군의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삼성SDI도 중대형·소형 전지 등 배터리 사업이 고루 성장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회사는 “자동차 전지는 프리미엄급 전기차의 탄탄한 수요 속에 고부가 제품 판매를 확대하며 매출이 늘었다”며 “에너지저장장치(ESS) 전지는 원자재 상승분을 반영하고 유럽에서 수요가 늘며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했다.
여기에 달러화 강세가 배터리 기업에는 호재로 작용했다. 해외 수출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환율 상승이 원가 부담도 키우지만 매출 자체가 크게 늘었기 때문에 전체 이익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날 실적 전망치도 높였다. 2분기(4∼6월) 실적 발표 당시 연 매출 목표를 22조 원으로 잡았는데 25조 원으로 13.6% 늘렸다. 삼성SDI도 “연말 수요 증가와 더불어 P5(5세대) 배터리를 채용한 신규 모델이 출시되며 판매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미국에서 IRA가 본격화되는 것도 기대 요인이다. 북미 전기차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3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럽(26%), 중국(17%) 등 다른 시장보다 성장세가 가파르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IRA 등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 활성화 정책이 잇달아 도입돼 배터리 수요 역시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북미 지역에 GM, 스텔란티스, 혼다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 배터리 합작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삼성SDI 측도 “이전부터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 미주 현지 생산에 대한 협의를 지속해 왔다”며 “IRA 발표 이후 다양하고 큰 규모의 협의가 더 적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도 기대 이상의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8730억 원과 3247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했다. 회사는 원료의약품 위탁생산(CMO)의 판매량이 늘고 위탁개발(CDO) 이익이 늘어난 데다 환율 상승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출이 주로 달러화로 발생하고 공장이 한국에 있어 인건비나 감가상각비가 원화 기준으로 발생한다. 또 1·2·3공장이 100% 가동 중이고 4분기(10∼12월)에는 4공장 가동 효과도 더해져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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