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현실은 엄중, 시장은 냉혹…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자”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27일 10시 39분


25일 사장단과 만나 사실상 취임사 밝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오늘의 삼성을 넘어 진정한 초일류 기업, 국민과 세계인이 사랑하는 기업을 꼭 같이 만듭시다. 제가 그 앞에 서겠습니다.”

27일 삼성전자 정기 이사회를 거쳐 회장으로 취임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5일 고 이건희 회장 2주기를 맞아 가진 사장단 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공식 취임식 없이 회장직에 오른 이 회장이 사장단을 만나 사실상 취임사를 공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회장님의 치열했던 삶을 되돌아보면 참으로 무거운 책임감이 느껴진다. 선대의 업적과 유산을 계승 발전시켜야 하는 게 제 소명이기 때문”이라며 “시장에서 추격자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는데 그나마 경쟁의 대열에서 뒤처지지 않은 것은 여기 계신 경영진 여러분과 세계 각지에서 혼신을 다해 애쓰신 임직원 덕분“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운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해 인사말 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2022.5.20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지난 5월 경기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방문한운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향해 인사말 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2022.5.20 대통령실사진기자단
현재 글로벌 경영 환경에 대한 위기의식도 나타냈다. 이 회장은 “최근 글로벌 시장과 국내외 사업장들을 두루 살펴봤다. 절박하다.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은 엄중하고 시장은 냉혹하다”고 평가하며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 있고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재와 기술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앞세워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는 의지도 다졌다. 그는 “창업 이래 가장 중시한 가치가 인재와 기술”이라며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 1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2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 폐회식에서 한국 선수단을 격려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고양=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지난 17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22 국제기능올림픽 특별대회 폐회식에서 한국 선수단을 격려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고양=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기술에 대해선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며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 낸다”고 말했다.

조직문화 개선에 대한 인식 변화도 촉구했다. 이 회장은 “최근에 사업장을 둘러보며 젊은 임직원들을 많이 만났는데 그들은 일터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인재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조직문화가 필요하고 도전과 열정이 넘치는 창의적인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목표를 향해 치열하게 나아가면서도 상황 변화에 유연하고, 우리의 가치와 질서를 존중하면서도 다양성을 인정하는 개방적인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선영에서 있은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2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수원=장승윤기자
지난 25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선영에서 있은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2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수원=장승윤기자
협력사는 물론 지역 사회, 고객, 주주와 함께 하는 삼성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도 사장단에게 설명했다. 이 회장은 “우리 삼성은 사회와 함께해야 한다. 고객과 주주, 협력회사,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고 더불어 성장해야 한다. 나아가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도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꿈과 상상을 현실로 만드는 기업, 끊임없이 새로운 세계를 열어가는 기업, 세상에 없는 기술로 인류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기업, 이것이 여러분과 저의 하나된 비전, 미래의 삼성이라고 생각한다”며 사실상의 회장 취임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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