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실적이 희망인 줄 알았는데, 열어보니 실적이 가장 문제였습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0.61%)는 상승, S&P500지수(-0.61%)와 나스닥(-1.63%)은 하락 마감했는데요. 빅테크 실적이 지수 방향을 좌우했습니다.
전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한 메타(페이스북 모회사) 주가는 이날 무려 24.56% 폭락한 97.64달러로 마감. 주가가 100달러 아래로 떨어진 게 2016년 2월 이후 처음이라고 합니다. 올해 들어서는 70% 폭락. 메타는 광고수익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기업인데요. 애플이 아이폰 개인정보보호를 강화하면서 메타가 타격을 받을 거라는 이야기(검색기록 같은 걸 수집할 수 없게 돼 맞춤형 광고 못함)는 지난해부터 꾸준히 나오긴 했습니다. 그런데 진짜 매출액이 1년 전보다 4%나 줄어든 겁니다. 순이익도 아닌 매출이 줄어들다니, 시장 자체가 쪼그라들고 있다는 거죠.
저커버그가 메타버스 투자를 멈출 생각이 없다는 점도 시장의 걱정거리입니다. 메타는 얼마 전 1500달러짜리 고글형 가상현실(VR)헤드셋을 출시했는데요. ‘게임하는 데나 적합하다’(뉴욕타임스), ‘매일 쓸만한 킬러앱이 없다’(WSJ)는 회의적인 반응. 물론 저커버그는 컨퍼런스콜에서 “메타버스는 결국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27일 장 마감 직후에 나온 아마존 실적도 충격을 줬습니다. 3분기 매출액(1271억 달러)이 월가 전망치(1274억6000만 달러)에 못 미쳤을 뿐 아니라, 4분기 매출액 가이던스(1400억~1480억 달러)도 실망스러운 수준이었습니다. 달러 강세 때문에 미국 외 지역에서의 판매가 감소할 거라고 본 건데요. 이에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한때 16% 넘게 폭락했고요. 그나마 애플은 실적에 있어 아마존이나 메타와는 좀 달랐는데요. 이날 나온 애플의 3분기 매출(901억5000만 달러, 8% 증가)과 주당순이익(1.29달러)은 모두 시장 전망을 웃돌았습니다. 특히 맥컴퓨터가 잘 팔렸죠. 그런데 자세히 따져보면 마냥 밝지만은 않습니다. 주력인 아이폰 매출이 월가 예상치에 못 미쳤기 때문이죠. 이유는? 아마존과 비슷합니다. “킹달러 역풍이 없었다면 두자릿수 성장을 했을 거다”(팀 쿡 CNBC 인터뷰)라는 설명. 시간외 거래에서 애플 주가는 1%대 하락 중.
이른바 뉴욕증시 7대 빅테크주의 시가총액은 지난 1년간 3조 달러(4260조원) 넘게 사라졌다는데요(CNBC 분석). 사라진 시가총액 규모는 알파벳, MS, 메타, 아마존, 테슬라, 넷플릭스, 애플 순. 화려했던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의 시대가 이렇게 저무는 걸까요. By.딥다이브
*이 기사는 28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일부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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