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환경부 ‘컵 보증금제 유예’ 감사 착수…입법권 침해 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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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10월 28일 13시 12분


서울 시내 한 카페에서 직원이 종이컵을 정리라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뉴스1
서울 시내 한 카페에서 직원이 종이컵을 정리라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뉴스1
감사원이 환경부의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 유예와 관련한 공익감사에 착수한다. 이는 지난 7월 환경연합의 공익감사 청구에 따른 것으로, 컵 보증금제 시행 유예 결정의 근거를 비롯해 유예 결정의 타당성 등 입법권 침해 여부가 감사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28일 감사원·녹색연합 등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 25일 녹색연합 측에 공익감사청구사항 감사실시 여부를 통보했다.

감사원은 녹색연합 측이 청구한 사유 중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일 유예로 인한 입법권 침해’, ‘일회용컵 보증금제 대상 사업자 고시 미이행’에 대해 “감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고 통보했다.

다만 감사원은 녹색연합 측이 제기한 ‘일회용컵 보증금 무인회수기 설치 미이행’에 대해서는 위법 및 부당한 사항이 발견되지 않아 감사청구에 이유가 없어 ‘종결’ 처리한다고 덧붙였다.

감사원은 단기간에 무인회수기 설치가 어려운데다, 현재 환경부 산하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에서 업체들이 제조한 무인회수기 성능평가가 진행 중인 점 등을 고려할 때 “환경부가 무인회수기 설치 준비를 전혀 하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종결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녹색연합은 지난 7월1일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 유예 결정이 ‘공공기관의 사무처리가 위법 또는 부당행위로 인해 공익을 현저히 해한다고 판단되는 사항’에 해당한다”며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한 바 있다.

감사 대상기관은 환경부와 자원순환보증금센터로 적시했으며 당시 녹색연합은 “유예의 이유나 방식 모두 명확하지 않아 사회적 혼란이 커지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시행일 유예 결정은 현행법을 위반했다는 점”이라며 “법률 시행 시 유예기간을 연장할 필요성이 있다면 이전에 법률을 개정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부가 시행 예정이었던 일회용컵 보증금제의 근거법인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은 2020년 6월9일 공포됐으나, 당시 제도 준비 일정을 감안해 부칙 제1조 단서에 2년 뒤인 ‘2022년 6월10일’을 시행일로 적시했다.

환경부의 시행 유예 결정은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야당 의원들의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윤건영·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1일 국정감사에서 일회용컵 보증금제가 법에 규정된 시한을 일방적으로 연기해 ‘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화진 장관은 “당시 법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 맞고, 위반 문제가 있다”며 “시일이 촉박하고 물리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녹색연합은 “환경부는 보증금제 시행에 있어 행정부의 권력을 남용해 시행일 유예, 시행 지역 축소 등 탈법적인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면서 “특히 교차반납 금지 등 1회용컵 보증금제 도입 취지와 다르게 추진하고 있어 제도 시행에 대한 사회적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녹색연합은 “행정부가 현행법을 위반해 제도를 임의로 시행하는 일, 환경부가 불법을 자행하는 이와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 된다”면서 “일회용컵 보증금제 시행 유예 결정의 근거를 확인하고, 유예 결정이 타당했는지에 대해 명명백백 밝혀져야 한다. 감사원의 철저한 감사를 촉구한다”고 꼬집었다.

(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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