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만 해도 시가총액 3위였던 네이버가 최근 1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굴욕을 겪었다. 네이버와 함께 10위 안에 들었던 경쟁사인 카카오도 13위에 그쳤다. 이로 인해 대형기술기업(빅테크)은 한 곳도 시총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네이버(NAVER)는 전 거래일 기준 시가총액 11위로 밀려났다. 지난 26일까지만 해도 10위였는데 하루 사이 밀려난 영향이다.
지난 4일에도 9위에서 10위로 내려갔다. 올해 초 네이버는 3위로 시총 61조6825억원 규모였지만 현 시총은 26조2479억원 수준이다. 올해 들어 내내 순위가 하락하고 있다.
카카오는 전 거래일 기준 13위로 시총은 21조7094억원 선이다. 지난 4일 네이버와 함께 나란히 10위, 1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연초 6위로 51조423억원을 유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변화다.
그 사이 카카오는 유독 악재가 잇따랐다. 임원 스톡옵션 행사 논란, 문어발식 확장에 따른 비판이 제기됐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네이버와 함께 지난 15일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로 서비스 먹통 사태를 겪었다.
대외적인 여건도 우호적이지 않다. 성장주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 나스닥지수는 지난 27일(현지시간) 빅테크기업들의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급락하자 하락 마감했다. 빅테크 기업도 인플레이션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등 매크로발 불확실성에서 자유롭지 못한 탓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조만간 3분기 경영실적 공개를 앞두고 있다. 카카오는 다음달 3일, 네이버는 7일 발표다. 이에 앞서 증권가는 이들 업체에 대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는 분위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네이버는 3분기 매출액 2조782억원, 영업이익 326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3%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6.6% 감소한 수치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악의 보수적인 가정을 반영해 광고와 커머스의 적정가치만 합산한 시총은 26조6000억원으로 크게 하락한 주가가 현재 본사 가치만으로도 설명이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접근을 할 수는 있겟지만 일부 반등이 나왔을 때 비중을 유지할 만한 이유가 부족하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최근 딜로 인한 내년 실적 전망치의 추가적인 하향 가능성도 남아있어 상승 탄력도는 부족하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는 3분기 매출 1조9029억원, 영업이익 17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 9.3%, 6.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대해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온라인 광고·콘텐츠 중심의 성장을 보여온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들의 기업가치와 멀티플이 하락하며 카카오의 밸류에이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과거 2년간 급성장한 온라인 광고 시장의 성장률이 리오프닝으로 낮아지면서 단기간에 멀티플 반등은 어려워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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