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햄버거 ‘빅4’ 매물로 나왔지만…정중동 매각 행보

  • 뉴시스
  • 입력 2022년 10월 31일 08시 56분


맥도날드·버거킹·맘스터치·KFC 등 국내 햄버거 프랜차이즈 ‘빅4’가 지난해부터 인수합병(M&A) 시장에 줄줄이 매물로 나왔지만 아직 별다른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는 모습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기간 중 혼밥 및 배달 수요 증가로 특수를 누린 햄버거 업체들이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전환한 올해를 매각 적기로 판단해 매물로 내놨지만, 매각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햄버거 시장 규모는 2020년 약 2조9600억원에서 지난해 4조원대까지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한국맥도날드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9.7% 신장한 8679억원으로 국내 시장 진출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다만 몸집은 커졌지만 수익성은 다소 악화했다. 지난해 3년 연속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버거킹을 운영하는 비케이알의 매출은 전년 대비 18.7% 늘어난 6784억원, 맘스터치 매출은 전년 대비 29.7% 증가한 3010억원을 기록했다. KFC는 전년 대비 6.3% 늘어난 2099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여기에 엔데믹 여파로 일반 프랜차이즈 버거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고,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증시가 얼어붙으며 높은 몸값을 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곡물·유지류 등 글로벌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외식업계 성장세 둔화 및 금리 인상도 변수로 떠올랐다. 이자율이 높아 기업들의 투자 심리가 얼어붙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쉐이크쉑, 고든램지 버거 등 외국계 프리미엄 버거들이 잇따라 국내에 진출하면서 버거 시장 경쟁도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가장 먼저 시장에 나온 것은 버거킹이다. 버거킹은 작년 9월 시장에 매물로 나왔지만 높은 매각 가격에 거래가 성사되지 않고 있다. 버거킹을 소유하고 있는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는 희망가를 7000억원 수준에 제시했지만 시장에서는 다소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6월 매물로 나온 한국맥도날드도 5000억원 수준에 매각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맘스터치도 비슷한 상황이다.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케이엘파트너스는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 상장 폐지한 맘스터치를 매물로 내놓으며 희망 매각 가격을 최대 1조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케이엘파트너스는 연내 매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지만 금리 인상 시기라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인수 금융의 이자율이 높아 원매자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우선협상자와 인수를 논의 중인 곳은 KFC 한 곳이다. KFC를 보유한 KG그룹은 현재 오케스트라프라이빗에쿼티와 인수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인수 가격은 당초 희망했던 1000억원이 아닌 600억원대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FC의 매각 결과에 따라 다른 브랜드의 시장 가치도 재평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햄버거 업체간 경쟁 구도가 치열한 데다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 및 고금리 등으로 인수합병 시장이 위축돼 매각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국내 햄버거 시장은 롯데리아, 맥도날드, 버거킹 등 전통적인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굳건한 가운데 해외 프리미엄 수제 버거 브랜드가 들어오면서 시장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에는 영국 출신의 스타 셰프 고든 램지가 론칭한 버거 레스토랑인 ‘고든 램지 버거’가 잠실에 아시아 첫 매장을 열었고, bhc그룹은 미국의 수제버거 브랜드 ‘슈퍼두퍼’ 1호점을 11월 강남에 오픈한다. 한화그룹 갤러리아는 미국 3대 버거 브랜드 ‘파이브 가이즈’를 내년 도입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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