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미분양 56% 급증… 서울 거래량 역대 최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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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부동산시장, 고금리-불황에 꽁꽁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9월 전국 미분양 주택이 4만 채를 넘어섰다. 같은 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856건으로 월 기준 역대 최저였다. 뉴스1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9월 전국 미분양 주택이 4만 채를 넘어섰다. 같은 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856건으로 월 기준 역대 최저였다. 뉴스1
#1. DL건설이 경기 파주시에 공급하는 ‘e편한세상 헤이리’는 10월 24일부터 26일까지 1036채에 대한 일반분양을 진행했는데 878채가 미분양됐다. 중도금 전액을 무이자로 제공하고, 1차 계약금 500만 원 정액제 등의 혜택을 내걸었지만 흥행에 참패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10월에 청약을 받은 전국 40개 단지 중 30개 단지에서 미분양이 발생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경품 등 혜택을 앞세워도 미분양을 소화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지방이나 수도권 외곽에서 미분양이 쏟아진다”고 했다.

#2. 국내 최대 아파트 단지인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9510채)에서 지난달 이뤄진 거래는 단 4건뿐이다. 올 들어 거래된 건수는 43건에 그친다. 단지 내 한 공인중개업소는 “금리가 높아 15억 원 초과 주택에 대한 대출 규제가 완화돼도 문의가 없다”면서 “거래가 너무 없어 폐업하는 중개업소도 생기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로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미분양 주택이 급증하고 있다. 매수 심리가 더욱 위축되며 월별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1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대출 완화 대책이 나왔고 이달 규제지역 추가 해제가 이뤄질 예정이지만 침체 분위기를 바꾸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9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4만1604채로 전월보다 27.1%(8882채) 증가했다. 월별 미분양 증가폭으로는 2015년 11월(54.3%) 이후 6년 10개월 만에 가장 크다. 특히 지난해 9월(1만3842채)과 비교하면 3배 넘게 늘어났다.

지역별로 수도권 외곽과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늘었다.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9월 기준 7813채로 한 달 새 55.9%(2801채) 늘었고, 지방은 3만3791채로 전월 대비 21.9%(6081채) 증가했다. 서울 미분양도 719채로 전월 대비 17.9%(109채) 증가했다. 다만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7189채로 전월보다 1.9% 감소했다.


매매 시장은 거래절벽이 더 심화되고 있다.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856건으로 2006년 1월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는 지난해 9월과 비교해 77.9%나 감소한 수준이다. 올 8월 907건에서 한 달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9월 전국 주택 거래량은 3만2403건으로 1년 전보다 60.3% 급감했다. 특히 9월 수도권 아파트 매매 거래가 511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5.7% 감소했다.

자재 가격 급등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에 따른 자금 경색 등의 영향으로 건설업계와 시행업계도 위축되는 모습이다. 올 9월 주택 인허가 물량은 전국 기준 3만2742채로 전년 동월 대비 29.0%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국 주택 착공 규모는 3만2866채로 34.1% 감소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 이후 건설사나 시행사가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며 “착공·인허가 물량 모두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청약 시장과 매매 시장 모두 약세가 계속되고 거래절벽도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대출 규제 완화 카드를 내놓고 향후 규제지역 추가 완화를 예고했지만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연말 금리가 추가로 인상되면 거래가 더 얼어붙고 약세가 심화될 것”이라고 했다.

#수도권#미분양#고금리#불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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