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표준’ 주도 위해 국가적 관심 필요[기고/강명수]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3일 03시 00분


강명수 한국표준협회장
강명수 한국표준협회장
글로벌 표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표준 분야 글로벌 패권을 잡기 위한 세계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올 9월 한국인 최초로 글로벌 표준동맹을 이끄는 국제표준화기구(ISO) 회장에 현대모비스 조성환 사장이 당선된 것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조 사장 임기는 2024년부터 2년 동안이다. 당장 내년부터 당선인 신분으로 울리카 프랑케 현 회장과 함께 활동에 나선다. 단순히 기술 또는 기업 차원을 넘어 우리나라가 글로벌 스탠더드 정립을 주도하는 선도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시각이 산업계와 학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국제 표준을 따르지 않는 기업은 기술이나 서비스를 판매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표준은 기술 개발에 발맞춰 끊임없이 발전해 왔다. 글로벌 표준이 정립돼야 시장 또한 성장에 속도를 붙일 수 있다. 특히 최근 글로벌 기업들은 연구개발과 상품화 등 전통적 사업 영역 이외에 기후변화, 지속가능성, 지배구조로 대표되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 전략 확보에도 매진하고 있다. ESG는 그 특성상 변화와 혁신 성과를 정교하게 측정할 기준 설정이 핵심 요소다. 결국 글로벌 표준의 역할과 외연은 그 어느 때보다 확대된다.

ISO 회장은 이 같은 중요 기구 수장으로서 대외적으로는 ISO를 대표하고, 대내적으로는 ISO의 주요 정책들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리더십을 발휘하는 자리다. 특히 핵심 기관인 총회 및 이사회 의장으로 주요 의사 결정에 큰 영향력을 가진다. 조 사장 당선은 글로벌 표준 시장에서 막대한 파워를 보유한 중국 후보와 국제기구 선거에서 정면으로 맞붙어 사실상 처음으로 넘어선 케이스다.

“표준 제정 과정을 혁신하고, 기술 발전 속도에 발맞춰 글로벌 표준과 혁신기술 사이 리드타임을 줄이겠다”는 조 사장의 비전에는 미래 모빌리티를 비롯한 첨단 산업과 표준의 상생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담겨 있다. 자동차, 반도체, 정보기술(IT), 바이오 등 각종 첨단 분야에서 우리 기술 산업계 목소리에도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ISO 회장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해 국제 표준 분야에서 한국이 글로벌 기술 리더십을 발휘하려면 회장 개인의 리더십에 더해 산업, 경제, 외교 등 각 분야에서 국가적 차원의 관심과 전방위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표준은 기업 활동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미래 산업 방향성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표준을 주도해야 산업 기술을 선도할 수 있고,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한국표준협회는 2000년 이후 ISO,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등 국제 표준화 기구에서 활동하는 국내 표준 전문가를 지원해온 역량을 십분 발휘하여 성공적인 ISO 신임 회장직 수행 지원에 적극 동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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