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이 멀다.” 제롬 파월 미 연준(Fed) 의장의 말에 뉴욕증시가 추풍낙엽입니다. 3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0.46%, S&P500지수는 1.06%, 나스닥 지수는 1.73% 하락했는데요. 3대 지수는 이번주 들어 내내, 4거래일 연속 하락했습니다.
애초에 시장에서 파월 의장에 기대했던 시나리오는 이거였죠. 연준이 11월엔 0.75%포인트 올리더라도 12월엔 0.5%포인트, 내년 1분기에 0.25%포인트만 금리를 올린 뒤 더 이상 안 올릴 거다. 그래서 ‘속도 조절’ 신호가 이번에 나와주길 바랐는데요.
그런데 파월 의장이 2일 한 발언을 종합해서 전하자면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속도는 줄여야 할 것 같긴 해. 12월에 0.5%포인트? 어쩌면 그럴 수도. 그런데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야. 최종 종착 금리가 얼마나 높냐, 그걸 얼마나 오래 유지하느냐가 중요하지. 천천히 오래 올려줄게.’
그렇습니다. 속도가 아니라 종착지가 중요한 거였습니다. 그러니까 기준금리 인상이 당초 예상했던 대로 내년 초 4.75%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5%, 어쩌면 5.25%까지도 오를 수 있는 것.
주식시장엔 악재가 아닐 수 없는데요. UBS글로벌웰스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 마크 해펠레는 이렇게 말합니다. “내년 초까지 경제성장은 둔화될 거고, 통화 긴축으로 금융시장은 스트레스에 취약할 겁니다. 이런 역풍이 아직까지 기업 실적과 주식 가치에 다 반영되지 않았습니다.”(블룸버그)
이날 기술주 대부분이 약세를 보였는데요. 애플과 아마존은 각각 3.06% 하락했습니다. 애플은 중국 정저우에 있는 폭스콘 공장이 완전 봉쇄됐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았고요(정저우 폭스콘 공장은 아이폰의 최대 생산기지). 아마존은 “심상치 않은 거시경제 환경에 직면했다”면서 본사 채용을 중단한다고 밝혀 불안감을 키웠습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는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고객들에게 보낸 편지를 입수해 내용을 공개했는데요. 그 내용이 충격적으로 비관적입니다. 주요 내용을 전해드리자면.
“이례적인 금융 극단성이 끝나가면서 ‘2차 세계 대전 이후의 전체 기간’을 뛰어넘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투자자들은 1970년대 약세장과 오일쇼크, 1987년 증시 붕괴, 닷컴 붕괴, 2008년 금융위기를 경험했다고 해서 ‘모든 것을 봤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 세계는 초인플레이션의 길에 있고 이는 글로벌 사회 붕괴와 시민적 또는 국제적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직 시장은 충분히 많이 하락하지 않았다. ‘에브리씽 랠리’는 추가로 역전될 거다. 심각하게 부정적인 가능성이 너무 많아서 모든 (자산가격) 거품에 꺼짐이 오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고점에서 50% 하락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추가하락이 언제 일어날지는 알 수 없다.” By.딥다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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