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 지역을 중심으로 아파트매매가격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정부가 이달 중순 규제지역 추가 해제 검토를 예고한 가운데 서울 지역 해제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6일 한국부동산원의 ‘10월5주차(31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서울 25개구 가운데 종로구·성북구·강북구·서대문구의 올해 누계 변동률(2021년 12월~2022년 10월)은 2021년(2020년 12월~2021년 12월) 누계 상승분을 넘어섰다.
지난해 3.54% 상승했던 종로구의 경우 올해 10월까지 3.97%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성북구는 4.74% 하락하면서 지난해 상승분을 반납했다. 2021년 3.74% 오른 강북구는 3.84% 하락했고, 서대문구는 지난해 상승분(4.04%)을 넘는 4.30% 하락했다.
당분간 전국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다가오는 연말 누계 변동률은 지난해 상승분을 크게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중구(3.87%→-3.80%) 도봉구(5.96%→-5.06%) 은평구(4.71%→-4.34%)도 지난해 상승분을 반납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하락폭이 커졌다고 해서 1년 전 가격으로 떨어진 것은 아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변동폭을 나타내는 지표인 만큼 동일 수치로 하락했다고 해서 (가격이) 제자리로 돌아왔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또 비교 기간이 다른 만큼 연말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시장이 침체되면서 아파트 가격이 수 년 전 수준으로 회귀한 단지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도봉구 창동 주공19단지 아파트 전용면적 60㎡는 지난 10월4일 2020년 상반기 시세 수준인 6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7단지 전용 79㎡는 2020년 9월 10억원 클럽에 가입한 뒤 이듬해 3월 12억4000만원까지 올랐는데, 현재 호가는 2년 전 시세인 10억원 정도다. 강남의 대표적인 재건축 단지인 은마아파트 전용 76㎡도 2020년 12월 수준인 19억9000만원(2층)에 거래됐다.
이 같은 하락세는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고되면서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2일(현지시간) 6·7·9월에 이어 또 한 번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이달 말 한국은행도 추가 인상이 점쳐진 상황이다.
이에 이달 중순쯤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국토부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에서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 서울 외곽 지역이 규제지역 해제 검토 대상에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은 전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여있는데, 해제를 위한 정량평가 기준은 앞서 충족했지만 투기 우려에 번번이 정성평가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가 인상된다면 시장이 더 위축될 수 있어 서울도 외곽을 중심으로 일부 해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도 허용되면서 규제지역이 무의미해졌다”고 평가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도 “자금 경색 문제를 안은 건설사, 중개업·인테리어 등 관련 업계 전반에 타격이 우려되는 상황인 만큼 서울 외곽 지역이 (규제지역 해제) 논의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시장 내 불안요소들이 상당히 많아져서 선제대응을 하지 않았다가 실기할 수도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라며 “다만 과천·하남 등 서울 만큼 가격대가 있는 경기도 지역은 (해제가) 조심스러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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