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경제성장률 1%대 전망…수출감소-내수침체-고용한파까지 겹쳐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6일 1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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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뉴스1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뉴스1
올 들어 세 번째로 생산, 소비, 투자가 일제히 줄어드는 ‘트리플 감소’ 현상이 나타난 가운데 내년 한국경제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도 2년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데다 내수 침체, 고용시장 한파까지 겹칠 것으로 예상돼 한국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6일 한국경제연구원은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보다 1.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경엽 한경연 경제연구실장은 “미국 등 주요국은 이미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에 진입했고 한국은 스태그플레이션의 초입 단계”라고 말했다. 지난달 말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제시했다.

한국은행 역시 이달 말 내놓을 경제전망에서 내년 성장률을 1%대로 낮춰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은은 지난달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내년 경제 성장률이 지난 전망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8월 한은은 내년 경제가 2.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성장률을 2.3%로 예상했던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조만간 전망치를 내려잡을 예정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수출이 너무 빨리 나빠지고 있고 금리도 이 정도면 소비,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내년 1%대 성장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올 9월 국내 생산과 소비, 투자는 모두 한 달 전보다 뒷걸음질쳤다.

1970년 이후 한국 경제가 1%대보다 낮은 성장률을 보인 적은 단 네 차례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0.8% 성장했고, 나머지 세 번은 역(逆)성장한 사례다. 오일쇼크가 한국경제를 덮친 1980년(―1.6%)과 외환위기 때인 1998년(―5.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된 2020년(―0.7%) 연간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보였다.

최후의 버팀목인 수출마저 조만간 증가세로 전환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10월 수출입 동향이 발표된 직후 “반도체 단가 급락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경기 위축이 IT 비중이 높은 우리 수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어 당분간 증가세 반전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올해 10월 수출은 2년 만에 전년 대비 감소세로 돌아섰고, 월간 무역적자도 25년 만에 최장 기간 이어지고 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소비 심리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조금씩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세월호 참사가 발생했던 2014년 4월이 포함된 그해 2분기(4~6월) 민간소비는 전 분기보다 0.2% 감소했다. 고용도 심상치 않다. KDI는 내년 취업자 수가 8만4000명 늘어 올해 증가 폭(79만1000명)의 10분의 1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내년 상반기(1~6월) 세계 경기는 더욱 침체되고 한국 수출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이 상황에서 내수까지 줄면 문제가 심각해지는 만큼 정부가 내수 부양에 나서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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