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통화 긴축과 경기 침체 영향으로 수출동력이 약화하며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주력 산업 중에는 조선을 제외한 반도체 철강 자동차 석유화학 등이 모두 지지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격랑의 한국경제, 전망과 진단’을 주제로 ‘2023년 경제·산업전망 세미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2023년도 한국경제 전망에 대한 주제 발표를 맡은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는 “국제기구들이 내년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어 코로나19 이후 수출 위주의 회복세를 보인 한국경제에 좋지 않은 여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1%이지만 전망치를 1%대로 낮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한 세계 경제성장률은 1월 3.8%에서 7월 2.9%, 10월 2.7%로 꾸준히 하락해 왔다.
조 교수는 내년도 한국경제 성장률 하향 조정 요인으로 △수출 증가세 축소 △가계부채 부실화에 따른 민간소비 둔화를 꼽았다. 수출은 글로벌 경기 침체의 여파로 증가율이 상당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고 민간소비는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리스크 요인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미국 통화긴축에 따른 금리와 환율 전망’에 대한 발제를 맡은 박석길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초 미국 정책금리 상단은 4.75%, 한국 기준금리는 3.75%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원화 가치는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이 당분간 통화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돼 한국은행도 11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도 국내 주력산업의 기상도는 1강, 3중, 1약으로 내다봤다. 조선과 기계 부문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호조 및 탱커 발주, 건설 수주 증가 등으로 호조를 보일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산업은 소비자용 시장 수요가 부진해지고 수요처의 재고 조정 여파로 메모리 가격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서버 수요도 약세로 전환해 올해 4분기(10~12월)부터 재고 조정이 예상되며 내년 하반기(7~12월)부터 D램을 중심으로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봤다.
자동차는 2년간 반도체 공급 부족 및 누적 대기수요로 수혜를 봤지만 내년부터는 수요가 하향 정체해 손익이 악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철강은 글로벌 철강 수요가 대체로 부진했지만 내년 중국 인프라 프로젝트 증가 등으로 소폭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석유화학은 금리 상승에 따른 수요 위축과 중국의 공급 증가가 겹쳐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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