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 911, 오프로드 스포츠카로 변신… 고도 6000m 화산지대 극한 테스트

  • 동아경제
  • 입력 2022년 11월 7일 20시 18분


칠레 화산지대 주행
우수한 성능·강력한 내구성 입증
오프로드 전용 사양으로 개조
30년 전 사륜구동 911 첫 테스트

포르쉐 911이 칠레 화산지대 극한의 환경에서 우수한 내구성과 성능을 입증했다.

포르쉐는 최고 고도 6007m에 달하는 칠레 화산지역에서 개조한 포르쉐 911의 한계 성능 테스트를 완료했다고 7일 밝혔다. 지난 60여 년 동안 트랙과 일반도로를 아우르면서 탁월한 성능을 입증해온 911이 이번에는 도로가 없고 공기가 희박한 극한 환경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포르쉐 모터스포츠 팩토리 드라이버 로맹 뒤마(Romain Dumas)가 이끄는 팀이 투입됐다. 성능 한계를 테스트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화산인 칠레의 오호스 델 살라도(Ojos del Salado)를 첫 테스트지역으로 선택했다. 이번 테스트 주행을 통해 포르쉐 911은 극한의 고도에 도달한 자동차 중 하나로 기록됐다.

로맹 뒤마가 운전대를 잡은 911은 고도 6007m 환경에 성공적으로 등반하면서 영하 30도의 기온과 해수면에 비해 산소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환경에서 성능을 평가받았다. 경사면과 빙판을 지나 정상 부근 벽을 만나 더 이상 차가 통과할 수 없을 때까지 주행했다.
911을 타고 고지에 오른 로맹 뒤마는 “우리 팀보다 높은 곳에 있는 것은 항공기가 유일할 것”이라며 “911을 극한까지 몰아붙였지만 환경에 상관없이 오히려 주행이 편안하게 느껴질 정도로 우수한 내구성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포르쉐는 이번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특별한 911 제작을 프랭크-스테펜 발리서(Dr. Frank-Steffen Walliser) 포르쉐 아키텍처·특성 부사장과 마이클 뢰슬러(Michael Rösler) 포르쉐 911 수석엔지니어에게 맡겼다.

이들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가장 특별한 911을 완성했다. 특히 트랙과 공도에서 성능과 내구성을 입증한 911이 이번에는 도로조차 없는 환경을 주행하는 스포츠카로 만들어졌다. 911 카레라 4S를 기반으로 최고출력 443마력의 성능을 발휘하는 수평대향 6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과 7단 수동변속기를 맞물렸다. 극한 환경에 맞춰 롤케이지를 달고 탄소섬유시트와 하네스를 장착했으며 차세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포털 액슬을 추가해 지상고를 높였다. 911이 크로스오버 스포츠카로 변신했다. 타이어는 오프로드 전용 타이어를 장착했다. 저속에서 정확한 반응을 위해 기어비는 짧게 설정했다. 차체 하부를 보호하기 위해 아라미드 섬유 소재 보호대도 부착했다.
포르쉐 워프 커넥터(Porsche Warp-Connecter)도 추가했다. 모터스포츠용으로 개발된 이 시스템은 4개의 휠 사이에 기계적 링크를 형성해 섀시가 극한의 회전각을 견뎌야 할 경우에도 일정한 휠 하중을 허용해 트랙션을 극대화하도록 한다. 조절 가능한 수동 디퍼렌셜 락은 개선된 스티어 바이 와이어 시스템(steer-by-wire system)과 함께 사용된다. 또한 너비 310mm 오프로드 휠과 타이어의 간극을 해소하기 위해 차체를 개량하고 차량 전면에 윈치를 추가했다.

차량 손상에 영향을 받지 않고 오프로드 구간을 주행할 수 있도록 쿨링 시스템은 상단으로 이동시켰다. 차체 마감은 2개의 독특한 리버리가 적용됐다. 외관에는 963 LMDh 레이스카를 장식한 포르쉐 모터스포츠 컬러와 바이작 스타일링 팀이 디자인한 911 테마 리버리가 각각 적용됐다.

이번 오프로드용 911 제작을 이끈 발리서 부사장은 “30년 전 포르쉐 엔지니어 팀이 스포츠카인 911에 사륜구동 시스템을 장착해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한 것이 지금은 흔하게 여겨지는 911 사륜구동의 시초가 됐다”며 “한계를 탐험하고 영감을 주는 이번 극한 환경 프로젝트 역시 미래 포르쉐 팀의 정체성을 정의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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