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완 BNK회장 퇴진… 금융 CEO 인사 태풍 분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8일 03시 00분


金, 자녀의혹 제기에 자진 사임
신한-우리-농협 금융지주 회장 등
내년 3월까지 7명 임기 만료
연임-교체 촉각… ‘외풍’ 우려도

연말을 앞두고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인사 시즌의 막이 본격적으로 올랐다. 국내 최대 지방금융그룹인 BNK금융지주 김지완 회장(76)이 임기를 5개월 남기고 자진 사임한 데 이어 주요 금융지주 및 은행 수장 7명의 임기가 다음 달부터 줄줄이 만료된다.

내부 승계를 원칙으로 했던 BNK금융이 외부 인사를 차기 회장 후보군에 포함하기로 하고, 국책은행장 후임으로 관료 출신이 거론되면서 정부와 정치권의 ‘인사 외풍’이 거세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 BNK금융 이어 3대 금융지주 회장 임기 만료
7일 BNK금융에 따르면 김 회장은 이날 “최근 제기된 가족 관련 의혹에 대해 그룹 회장으로서 도덕적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 대선캠프 경제고문을 지낸 김 회장은 2017년 9월 취임해 2020년 3월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서 BNK금융 계열사가 김 회장 자녀가 있는 증권사를 부당하게 지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뒤 금융당국 검사까지 이어지자 조기 사임한 것으로 풀이된다. BNK금융은 조만간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5대 금융지주 중에선 신한, 우리, NH농협 회장의 임기가 올해 말부터 내년 3월까지 차례로 종료된다. 가장 먼저 12월 임기가 끝나는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60)의 연임은 농협금융 지분 100%를 가진 농협중앙회 의중에 달린 것으로 평가된다. 손 회장이 1962년생으로 다른 회장보다 젊은 데다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만큼 연임 가능성이 거론된다. 하지만 새 정부와의 관계를 고려해 관료 출신 인사를 영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12년 농협금융 출범 이후 내부 출신은 초대 신충식 회장과 손 회장 2명뿐이었다.

내년 3월 임기가 끝나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65)은 6월 채용 비리 관련 대법원 판결에서 무죄를 받아 법률 리스크를 털어낸 데다 5년간 신한금융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끈 만큼 3연임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같은 달 임기가 만료되는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63)도 사상 최고 실적을 이끈 데다 그룹 최대 숙원인 완전 민영화 과제도 해결해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다만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대법원 판결과 라임 펀드 관련 제재 의결이 남아 있다는 점은 변수다.
○ “낙하산 재연되나” 우려도
금융권에선 정권 교체기마다 반복돼온 CEO 인사에 대한 정치적 외풍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BNK금융은 4일 이사회를 열고 외부 인사를 회장 후보로 추천할 수 있도록 ‘CEO 후보자 추천 및 경영승계 절차’ 규정을 개정했다. 그동안은 계열사 대표 등 현직으로 후보군을 사실상 제한해 왔다. 부산은행 노조와 시민단체 등은 ‘낙하산 인사’를 우려하며 내부 승계를 주장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에서도 내년 1월 임기가 끝나는 윤종원 행장(62) 후임으로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이 거론되자 노조가 반발하고 나섰다. 기업은행장은 2010년부터 3대 연속 내부 출신이 발탁됐지만 2020년 관료 출신인 윤 행장이 취임하며 내부 명맥이 끊겼다. 기업은행장은 금융위원장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자리여서 관료 출신이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온다. 우리금융을 두고서도 금융당국이 1년 넘게 멈췄던 라임 펀드 사태와 관련한 손 회장의 제재 안건 논의에 다시 착수하자 뒷말이 나오고 있다.

#김지완#bnk회장#금융 ceo#인사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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