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현 금융위원장이 9일 흥국생명 신종자본증권 콜옵션 사태와 관련해 정부의 개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장이 스스로 돌아가기엔 한계가 있다는 취지에서다.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는 만큼 ‘제2의 흥국생명 사태’가 일어나지 않기 위해 ‘플랜B’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은행장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흥국생명 관련 금융당국의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대해 “미국 금리인상, 국제 정세 등으로 자산 가격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정부가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흥국생명이 11월1일 콜옵션 행사 안 하겠다고 발표했고, 문제 될 것 같아서 ‘흥국생명 괜찮은 회사다’라고 보도자료 배포했다”며 “근데 이게 해명이 안 될 것 같아 미리 조치를 준비한 것으로 대응하자고 했고, 11월9일 콜옵션 이행(RP 매입 등)을 다시 추진해 사태가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흥국생명도 대주주 증자로 재무건전성을 해결하겠다고 해 대외 신뢰도가 제고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 금융당국도 더 긴장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것이다. 선제적으로 플랜B를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회사 유동성 위기 때마다 정부 개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부 개입의 불가피함을 피력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뿐 아니라 누구든지 시장에 개입하면 왜곡이 나올 수밖에 없으므로 시장 스스로 돌아가는 게 가장 좋다”며 “다만 지금 상황은 시장이 스스로 돌아가기에는 여러 가지로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금리가 빠른 시간 안에 급등해 자산가격이 빨리 변동할 수밖에 없고, 자산 가격 포트폴리오 운용 과정에서 예측하지 못한 것들이 나타날 수 있다”며 “현재 정부는 금감원, 시장과 함께 매일매일 자금동향을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 불확실성은 외환, 세제, 부동산 등 모두 지금은 연결돼 있다”며 “한국은행과 함께 대응할 수밖에 없다. 문제의 핵심은 뭐고 어떤식으로 대응할지 논의하고 있다. 대응이 미숙하고 늦다는 얘기 나오는데 정부가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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