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의 날에 되새겨보는 식량안보[기고/이종순]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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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이 미래다]이종순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장
농업인을 격려하고 농촌 가치 알리는 날
‘여성농업인의 날’, 올해 처음 제정돼
생명산업으로서의 중요성 되새겨야

이종순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장
이종순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장
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이다. 정부가 1996년 공식 제정한 후 올해로 27회를 맞는다. 한 해 농사가 마무리되는 수확기에 국민의 생명창고를 지키는 농업인을 격려하고 농업·농촌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한 법정기념일이다.

농업인의 날을 11월 11일로 정한 것은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농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흙 토(土)’자를 풀어 쓰면 ‘열 십(十)’자와 ‘한 일(一)’자가 된다.

또 ‘흙을 벗 삼아 흙과 살다 흙으로 돌아간다’는 농사 철학을 바탕으로 흙이 세 번 겹치는 토월토일토시(土月土日土時)인 11월 11일 11시에 농업인의 날 기념식이 열린다. 특히 올해는 ‘여성농업인의 날’이 별도로 제정돼 농림축산식품부 정황근 장관과 여성농업인단체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10월 18일 열렸다.

올해 농업인의 날은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부각된 상황에서 맞는다. 코로나19, 기후변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촉발된 식량공급 부족 현상이 세계 각국의 식량안보 강화로 이어졌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 식량가격지수는 올 3월 159포인트까지 치솟았다. 이 같은 국제 식량가격 상승으로 물가가 오르는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은 식탁 물가를 위협하면서 식량안보에 대한 관심을 더욱 높이고 있다.

식량보호주의 확산 속에 식량안보를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우선 국내 자급이 중요하다. 국내 생산 기반 확보로 식량자급률을 높이면서 식량안보를 위협하는 요인을 찾아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우리 농업이 직면할 수 있는 위험을 제거해 나가고, 안정적인 후계농 확보를 위한 청년농 육성은 물론 스마트농업 등 농업의 디지털화가 중요하다.

또 우리 농축산물 소비가 활성화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그래서 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인 동시에 ‘가래떡데이’다. 농축산물 데이마케팅의 일환으로 농정원과 농협은 ‘가래떡데이’ 공동홍보를 실시한다. 감소하는 쌀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해 가래떡을 활용한 요리를 소개하고, 쌀 구매 시 떡볶이 떡을 증정한다.

예전에는 농업이 가장 중요하다는 뜻에서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 많이 쓰였지만, 요즘은 이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하다. 산업화 사회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치렀던 농업인들의 희생에 대한 국가적·사회적 배려가 절실하다.

‘식유민천(食惟民天)’이라는 말이 있다. ‘밥은 하늘의 백성’이란 뜻으로, 농사를 소중하게 생각했던 세종대왕의 마음이 담겨 있다. 이번 농업인의 날이 국가 기간산업이자 생명산업으로서의 농업과 삶터·일터·쉼터로서 농촌의 가치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식량안보를 지키는 전국의 농업인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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