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0일 조정대상지역 등 부동산 규제지역 해제를 발표하자 경기 일원에서는 해제 대상에 포함된 지역과 유지된 지역의 반응이 극명한 온도차를 보였다.
규제가 해제된 지역에서는 개발 사업에 탄력이 붙고 부동산 거래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규제가 유지된 지역에서는 고금리 상황에서 대출마저 제한되고 있어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이사를 고려해야 할 정도라며 한숨 섞인 반응을 내놨다.
시 차원에서 정부에 규제해제를 요청했던 용인시와 고양시, 구리시 뿐 아니라 규제가 해제된 지역 대부분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용인시에서는 2018년 12월 31일 기흥구와 수지구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다. 이후 2020년 6월 19일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정책에 따라 기흥·수지구가 조정대상지역보다 강화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다. 또 포곡읍 등 처인구 일부까지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면서 용인지역 대부분이 대출 제한·세제 강화·전매 제한 등 부동산 규제를 받아왔다.
용인시 수지구 거주 한 시민(55)은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지고 침체 된 부동산 경기가 되살아나지 않겠냐”고 기대했다.
용인시 관계자도 “시가 추진하는 경기용인플랫폼시티, 용인 반도체클러스트와 각종 개발사업이 보다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시도 그동안 위축됐던 주택거래량이 상승해 부동산 경기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동환 시장은 “이번 조정대상지역 해제로 부동산 거래시장이 안정돼 실소유자들의 고충이 조금이나마 해소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고양시의회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의 조정지역해제를 포함한 과감한 규제 지역 해제 발표를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백경현 구리시장도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지구 지정 해제로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중과 등 10가지가 넘는 중첩 규제에서 해제됐다. 앞으로 구리시민들의 정당한 재산권 행사뿐만 아니라 주거안정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시에서도 시민들은 대체로 환영의 뜻을 표했다. 동탄2신도시에 사는 회사원 김모씨(45)는 “이번 해제로 대출규제가 완화돼 무주택 서민들의 내 집 마련 기회가 확대됐다”면서 “무엇보다 가점제 비율도 완화돼 젊은 세대, 신혼부부들도 내 집 마련이 한결 편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규제와 더불어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경기가 꽁꽁 얼어붙은 상황에서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면서 “이번 해제를 통해 경기 회복이 좀 더 빨라지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반면 기존 규제가 그대로 유지되는 광명, 과천, 성남 등의 지역에서는 내 집 마련 여건이 더 녹록치 않아졌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광명시 거주 김모씨(34)는 “결혼을 앞두고 있어 신혼집을 마련해야하는데 투기과열지역 해제 대상에서 제외돼 받을 수 있는 대출이 제한적”이라며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인데 대출마저 쉽지 않아 좀 더 여건이 좋은 시흥이나 오산 등 인근지역을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과천의 부동산중개업자는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규제해제 대상에서 제외돼 부동산 거래가 얼어붙을 것으로 보인다”며 “통상 아파트 가격의 40~50%정도를 대출 받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과천지역 부동산 값이 높아져 이정도 대출금으로는 집장만이 힘 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남시 수정구 거주 한 시민(40)은 “원도심 재개발·재건축 등과 맞물려 입주 가능 주택 물량이 많지 않은데 규제마저 풀리지 않았다”며 “대출 등 주택 마련 여건이 보다 나은 지역으로 이사를 가야 할 듯 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오전 서울과 경기 과천, 성남(분당·수정), 하남, 광명 등 4곳을 제외한 규제지역을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규제해제가 14일 발효되면 금융, 세제, 전매제한 등 주택거래 관련 제약이 사라지거나 완화된다.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어려움과 서민·중산층의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해당 지역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이 해제되면 15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에 대해서도 대출이 가능하다. 입주권의 전매제한도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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