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달말 대기업 인사 시작
삼성, ‘젊은 피’ 수혈로 쇄신 관측
현대차, 3040인재 임원 발탁할듯
SK-LG는 변화보다 안정에 무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승진 후 삼성의 첫 인사가 임박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삼성 등 주요 그룹의 인사가 11월 말로 당겨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년 경제 상황이 불투명한 가운데 경영체제를 빠르게 정비해야 한다는 배경에서다. 주요 그룹들이 조직 안정과 실적 개선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어떤 인사 카드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 삼성 ‘젊은 피’ 수혈 규모에 관심
1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말 정기인사를 앞두고 막바지 임직원 평가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재용 회장’ 체제에서의 첫 인사인 만큼 새로운 청사진을 그릴 젊은 인재들의 등용 폭이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가 세대교체에 방점을 둔 인사를 단행할 경우 삼성 인사의 특징 중 하나인 ‘60세 룰’이 적용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60세 룰은 만 60세 이상의 고위 임원들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60세 미만의 40, 50대 사장이 승진하는 구조다. 이건희 전 회장이 삼성을 이끌던 때부터 인사 세대교체의 원칙으로 사용됐다. 현재 삼성전자 내에서 60세가 넘는 부사장급 이상 임원은 약 20명이다.
재계 관계자는 “‘60세 룰’은 과거부터 구성원들 사이에서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해 왔다”며 “자연스럽게 세대교체를 단행하면서도 내부 결속력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방편이라는 견해가 많다”고 말했다.
사장단 중에는 이재승 생활가전사업부장(사장)의 사임으로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이 겸직을 맡고 있는 생활가전사업부와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를 누가 맡을지가 주목된다.
○ 안정과 쇄신 속 ‘묘수’ 나올까
삼성은 지난해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3개 부문 대표이사를 모두 교체하고 세트(완제품)와 반도체(DS) 투톱 체제로 조직을 대폭 정비했다. 이 때문에 삼성 안팎에선 투톱 체제로 조직 외형을 유지해 안정성을 도모하는 동시에 부사장급을 중심으로 인사 폭을 키워 조직 쇄신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인사제도 개편을 통해 부사장과 전무를 통합해 운영해 온 만큼 상대적으로 젊은 부사장을 유임하는 방식으로 조직 분위기를 환기시킬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부진하고 조직이 정체돼 있다는 내부 목소리를 어떤 식으로든 해소하는 식으로 인사 방침이 정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회장이 취임사를 대신해 사내 게시판에 공유한 사장단 간담회 발언에서 위기를 극복할 방안으로 기술과 함께 인재를 꼽은 만큼 글로벌 인재와 여성 인재 영입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이 회장은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영입하고 양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승진함에 따라 여동생인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인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할지가 관심사다.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삼성그룹의 싱크탱크인 삼성글로벌리서치에서 CSR연구실 고문을 겸직하고 있어 그룹 내 CSR 조직이 재편될 경우 CSR 조직에서 새로운 역할을 맡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 SK·현대차·LG도 인사 초읽기
SK, 현대자동차, LG 등 다른 대기업의 인사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SK는 지난해 인사에서 부회장단 6명 체제를 갖췄다. 최근 10년간 가장 많은 부회장을 갖춘 것이다. 일각에서 세대교체 기조가 전망되기도 한다. 하지만 최태원 회장을 필두로 그룹 전체가 2030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조직 안정을 꾀하는 방식으로 인사가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분야 혁신 리더들의 전진 배치와 발탁이 예상된다. 로보틱스와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자율주행 등 그룹의 미래를 이끌어갈 분야에 차세대 리더들이 배치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0대나 40대 젊은 인재들이 임원으로 발탁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LG는 큰 변동보다는 안정을 취하겠다는 분위기이지만 조직 분위기 쇄신을 위해 ‘젊은 리더’를 중용해 온 최근의 인사 방침이 계속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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