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는 시각이 확산되면서 11일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60원 가까이 급락해 14년 만에 최대 하락폭을 보였고, 코스피는 3% 넘게 급등했다. 미국발 훈풍에 24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9.1원 내린(원화 가치는 오른) 1318.4원에 거래를 마쳤다. 2008년 10월 30일(―177원)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전날(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7.7%로 시장 전망(7.9%)을 밑돈 영향이 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이는 주식시장 호재로 이어졌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80.93포인트(3.37%) 급등한 2483.16에 장을 마쳐 248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도 전날보다 23.44포인트(3.31%) 급등했다.
아시아 각국 증시도 일제히 올랐다. 이날 홍콩 항셍지수는 7.74% 급등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68%,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55) 2.98%, 대만 자취안지수 3.73% 각각 올랐다. 앞서 10일(현지 시간) 미국 나스닥 지수,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도 각각 7.35%와 5.54% 급등했다. 엔화, 유로화를 비롯한 10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측정하는 블룸버그 달러 지수는 전날보다 2.01% 떨어졌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최근 들어 인플레이션과 환율이 비교적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도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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