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대형마트 수산물 코너에서 고등어를 고르던 주부 김모씨(60대)는 깜짝 놀랐다. 고등어 한 마리 가격이 평년보다 훨씬 비쌌기 때문이다. 김씨는 “저녁에 조림 반찬을 하려 했는데, 생각보다 비싸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1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기준 중품 고등어 도매가격은 10㎏당 6만5840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5만100원)에 비해 31.4%, 평년(4만2646원)보다 54.8% 올랐다.
국민생선이라고 불리는 고등어가 이처럼 비싸진 이유는 어획량 감소 때문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 10월 고등어 생산량은 5964톤이다. 지난해 동월(1만5006톤)보다 무려 60.3% 감소했다. 지난 9월과 평년 동월과 비교해도 각 32.3%, 47.5% 감소했다.
고등어 생산량은 두 달 연속 저조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지난 9월 고등어 생산량은 6972톤으로 지난해 9월(1만6618톤)보다 58.0% 감소했다.
생산량이 감소한 원인은 두 가지로 추정할 수 있다. 먼저 최근 우리나라 연근해 바다 수온이 상승한 것이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고등어는 계절 회유성 어류다. 계절에 따라 알맞은 수온의 해역을 찾아 떼를 지어 이동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해역의 수온이 변화면서 고등어 회유 경로가 바뀌어 어장 찾기가 어려워졌다. 이에 생산량 감소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지난 9월 통영과 제주의 월평균 수온은 24~25도로 평년에 비해 0.4~0.9도, 부산은 월평균 22.8~24.1도로 평년보다 0.6~0.8도 높았다. 10월 통영과 여수의 월평균 수온도 평년보다 0.8~0.9도, 부산과 제주는 0.5도 높았다.
두 번째는 기상 악화로 인한 조업 일수 감소다. 통상 고등어는 서해 남부 및 제주도 주변 해역에서 어장을 형성하는데, 10월 초 제주 해역에서 풍랑주의보가 빈번하게 발효됐다. 또 9월에는 ‘힌남노’와 ‘난마돌’ 등 가을철 태풍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조업에 차질을 빚었다. 실제 고등어를 주로 잡아 올리는 대형선망 업계는 최근 두 달간 조업일수가 20여일에 불과했다.
상황이 이렇자 대형선망 업계는 유류비에 출어 자체가 부담되는 상황이다. 통상 대형선망업은 6척(본선 1척, 등선 2척, 운반석 3척)이 1개 선단을 이뤄 조업한다. 이때 등선이 고등어 떼를 탐지하는데, 고수온과 기상 악화로 고등어 어장 찾기가 힘들어지면서 기존보다 더 광활한 해역을 탐지하게 됐다. 늘어난 이동 거리는 유류비 부담으로 이어졌다. 더욱이 지난해 어기 기준 어업용 면세유 최저가가 평년보다 2.5배 상승한 상태다.
대형선망 업계 관계자는 “어업용 면세유 지원 사업이 11월 말에 끝나는데, 사업 기간을 연장해주거나 총허용어획량(TAC) 제도 등 각종 규제를 풀어 현실에 맞게 재정비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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