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원재료 값 상승분을 납품대금에 반영하는 ‘납품단가 연동제’를 하도급법에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기업자율에 먼저 맡기겠다고 한 기존 방침을 바꾼 것이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납품단가 연동제를 도입하는 내용으로 하도급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국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입법 논의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올 9월부터 납품단가 연동제를 기업 자율시행 방식으로 시범 운영해왔다. 앞서 중소벤처기업부가 연동제 법제화를 추진했지만, 공정위는 자율시행 확산 추이를 보고 법제화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최근 야당에 이어 여당도 법제화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난달 중소기업인 간담회에서 “자율에만 의지한다고 해서 실질적으로 현실화할 수 있겠느냐는 점은 매우 의문”이라며 법제화 강행 의지를 밝혔다. 국민의힘도 9일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민·당·정 협의회’를 열고 법제화 추진에 동참했다.
일각에선 납품단가 연동제를 의무화하면 소비자 비용 부담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9월 ‘납품단가 연동제에 대한 경제학적 논의’ 보고서에서 “납품단가 연동 조항이 강제되면 계약기간을 단축하거나 다른 거래조건을 왜곡해 이익을 보전하려는 시도가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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