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내년 中시장 관전포인트는 성장-분배 균형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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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종규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전종규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지난달 22일 제20차 중국 당대회가 끝났다. 전 세계가 이 당대회에 주목한 이유는 향후 새로운 지도부의 구성과 통치 전략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는 강력한 ‘시진핑 원팀’의 탄생이었다. 최고 지도부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측근으로 채워졌고 공청단 계열의 왕양과 후춘화는 고배를 마셨다. 시 주석은 덩샤오핑이 설계했던 임기 제한과 집단지도 체제, 68세 이상 은퇴 등 정치 시스템도 없앴다.

시 주석이 이끌어 갈 향후 5년에 대한 금융시장의 평가는 기대보다 우려가 크다. 당대회가 끝나고 중국 주식시장과 홍콩시장에서 외국인이 이탈해 주가는 급락했다. 투자자들은 견제받지 않는 권력, 성장보다 분배 중심인 정책, 반(反)시장적인 국가 개입에 대해 냉정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당대회 이후 정부 정책의 변화도 관전 포인트였다. 일각에서는 경기 회복을 위한 통 큰 정책 전환을 기대하기도 했지만 당장 경제 정책과 방역 지침에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이 당대회 연설에서 현행 정책은 성공적인 대처라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금의 중국과 홍콩 경제 상황이다. 부동산 경기는 1998년 이래 최악의 침체에 빠졌고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소비가 부진하다. 중국의 9월 소매 판매 증가율은 2.5%에 불과하고 3분기 홍콩의 경제성장률은 ―4.5%다. 제로 코로나 방역은 시진핑 원팀이 공식적으로 출범하는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때부터 풀릴 가능성이 높다.

시 주석의 ‘강한 중국’이란 성장 전략도 지켜봐야 한다. 그는 지난달 16일 당대회 연설에서 ‘2035년 현대화 국가 건설’과 ‘조국 통일’을 약속했다. 14억 중국인에게 1인당 국내총생산(GDP) 2만 달러 달성과 대만 통일을 약속한 셈이다.

동시에 그는 성장과 분배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고 있다. 2035년 GDP 30조 달러를 달성하기 위해선 향후 10년간 연평균 성장률 4.7%를 유지해야 하는데, 여간 어려운 과제가 아니다. 중국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내수 중심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기술 혁신, 시장 개방, 소비 촉진이라는 엔진이 필요하다. 그러면서 이 성과를 중국인들에게 배분하는 정책도 함께 펴야 한다. 내년도 금융시장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시 주석이 성장과 분배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는지가 될 것이다.

대만 리스크도 있다. 68세가 넘어 은퇴 대상이었던 왕이 외교부장이 정치국원 25명에 포함됐다. 그는 대만에 강경한 입장을 보여 왔기 때문에 앞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무력 사용 가능성도 제기되는 만큼 경제 정책이 성공하지 못하면 4, 5년 후에는 대만을 둘러싼 리스크가 더 크게 다가올 것이다.

#중국 시장#관전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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