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7∼9월) 실적을 발표한 주요 게임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유저 친화 정책’과 ‘자체 지식재산권(IP) 다양화’가 성패를 갈랐다. 다양한 유저 소통 방안을 마련한 넥슨과 견고한 자체 IP를 보유한 엔씨소프트는 웃었지만, 유저 불통 논란으로 마차 시위를 촉발한 카카오게임즈, 자체 IP 포트폴리오가 부족한 넷마블과 크래프톤은 울상을 지었다.
넥슨은 3분기 매출액 975억 엔(약 9426억 원), 영업이익 315억 엔(약 3049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은 단일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 영업이익은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다. ‘피파온라인4’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등 장수 IP가 동시에 3분기 최대 매출을 거뒀고, ‘던파모바일’ ‘히트2’ 등 모바일 신작이 연타석 흥행에 성공하며 모바일게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7% 성장했다.
대다수가 자체 IP인 흥행작들의 인기가 견고했던 점이 호실적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와 함께 지난해부터 꾸준히 유저와의 소통 강화를 통해 신뢰를 쌓은 점도 실적 상승에 한몫했다. 지난해 메이플스토리의 확률형 아이템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던 넥슨은 이후 생방송 쇼케이스를 통해 신규 콘텐츠를 공개하고, 유저 피드백을 반영한 업데이트를 진행하는 등 유저 친화 정책을 펼쳐왔다. 넥슨 관계자는 “유저들의 신뢰를 회복하면서 기존 게임들의 매출 증대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저와의 소통 부족을 드러낸 카카오게임즈는 부진한 실적에 고개를 숙였다. 3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34% 감소했고, 특히 모바일게임 매출은 지난해 같은 시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6월부터 모바일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를 서비스 중인 카카오게임즈는 일본 유저와의 차별과 운영 미숙 논란 등을 빚으며 이용자들의 ‘마차 시위’까지 불러왔다. 조혁민 카카오게임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콘퍼런스콜에서 “우마무스메는 서비스 운영 이슈와 매출 모멘텀 부족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냈다”며 “이용자 신뢰 회복을 위해 서비스 전반을 개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단한 자체 IP 구축 여부도 각 게임사의 실적을 가른 요소였다. 엔씨소프트는 3분기에 매출 6042억 원, 영업이익 1444억 원을 거두며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50% 성장했다. 자체 IP인 리니지 시리즈의 견고한 실적 상승세가 성장을 이끌었다. 3분기 전체 매출의 33%를 차지한 리니지 W는 글로벌 IP 제휴 마케팅 성과 등으로 안정적인 매출 흐름을 이어갔다. 리니지 M도 전 분기 대비 매출이 4% 증가하며 3개 분기 연속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크래프톤과 넷마블은 과도한 단일 흥행작 의존과 부족한 자체 IP 영향으로 울상을 지었다. 크래프톤의 3분기 영업이익은 14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다. 7월부터 자사를 대표하는 게임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의 인도 서비스가 중단된 영향이 컸다. 넷마블은 38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3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나타냈다. IP 이용료와 앱 마켓 수수료를 포함한 넷마블의 지급 수수료는 2785억 원으로 전체 영업비용의 40%에 이른다. 인건비, 마케팅비 등의 증가와 함께 자체 IP 부족이 지속적인 영업 적자의 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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