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제조·판매업을 하는 40대가 190억원대의 담세소비세를 내지 않아 ‘체납왕’ 오명을 새로 썼다. 오문철 전 보해저축은행 대표는 약 152억원을 여태 내지 않으면서 2위가 됐다.
10억원 가까이 체납해 6년 연속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은 ‘사망’으로 정리보류(결손처분) 되면서 명단 공개 대상에서 빠지게 됐다.
행정안전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지방세 및 지방행정제제·부과금 고액·상습 체납자 1만1224명의 신규 명단을 16일 공개했다. 공개 대상자는 지난 1월1일 기준으로 1년 이상 체납한 금액이 1000만원 이상인 개인과 법인이다.
기존에 명단이 공개되고도 체납액을 내지 않고 버티는 체납자를 포함하면 그 수는 훨씬 많아진다.
신규 명단 공개자들의 체납 총액은 5113억원이다. 1명당 평균 체납액은 4555만원이었다.
신규 명단 공개자 중 체납액이 가장 많은 자는 김준엽(40)씨다. 김씨는 국내에서 전자담배 원료를 수입해 제조 및 판매업에 종사하던 자로, 담배소비세 1건이 2015년 6월 부과돼 190억1700만원(가산금 76억1700만원 포함)이 현재까지 체납 중이다.
김씨는 관세청 등에서 과세전적부심사 등 불복절차를 진행해 그동안 관련 법에 따라 명단 공개 대상에서 제외돼 왔다. 하지만 최근 소송 등 불복신청 패소에 따라 현 거주지에 방문해 납부 독려 및 재산조사를 실시했고 체납액 납부 의지가 보이지 않아 이번 명단공개 대상에 포함하게 됐다는 게 서울시 측 설명이다.
체납액이 가장 많은 신규 명단 공개 법인은 ‘용인역삼구역도시개발사업조합’으로 재산세 29억6000만원을 내지 않고 있다.
2위는 ‘주식회사 넘버원여행사’ 김성곤 대표로 29억3400만원의 세금을 떼먹었다.
3위인 ‘제이피홀딩스피에프브이’는 25억9400만원을, 4위는 모기업 격인 ‘제이피홀딩스’로 23억5700만원을 내지 않아 이번에 명단 공개 대상 법인에 포함됐다. 두 회사는 부동산 개발·공급·매매·임대 관련 용역업을 하는 법인으로 경기 침체 및 부동산시장 수익 악화 이유로 지방소득세를 체납했다.
5위는 부산에 위치한 강화㈜로 11억8800만원의 지방소득세를 체납한 상태다.
기존 공개 대상자 중 체납액이 가장 큰 개인은 올해도 오문철 전 보해저축은행 대표였다. 저축은행 불법·부실 혐의로 2012년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오 전 대표는 2017년부터 개인 체납액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체납액은 지난해와 똑같이 151억7600만원이다.
이어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82억6500만원), 이동경 전 케이앤엘벨리 대표(72억8600만원) 등도 고액 체납자 순위에 있다. 법인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다단계 사기로 복역 중인 주수도 전 제이유그룹 회장의 ‘제이유개발’(113억2200만원), ‘제이유네트워크’(109억4700만원)의 체납액이 가장 많았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우지난해 11월 사망하면서 명단 공개 대상자에서 빠지게 됐다.
이현정 행안부 지방세정책과장은 지난 16일 열린 정책설명회에서 “법령상 공개 실익이 없다고 판단될 때 명단 공개 대상자에서 제외되며 사망한 경우가 대표적”이라며 “전 전 대통령의 체납액은 9억8700만원으로 정리보류 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리보류란 체납액 징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될 때 내리는 처분을 말한다.
지방행정제재·부과금을 제때 내지 않아 새로 명단이 공개된 체납자 중 개인 1위는 경기에 거주하는 장승호(57)씨로 ‘개발제한구역의지정및관리에관한특별조치법’ 상의 이행강제금 16억2000만원을 내지 않았다.
법인 1위는 경기에 소재한 ㈜이천한옥마을으로 광역교통시설부담금 53억9800만원을 체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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