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연임 도전에 나선 구현모 KT 대표가 차세대 인공지능(AI) 기업으로 KT를 성장시키겠다는 비전을 내놓았다. 초거대 인공지능(AI) ‘믿음(MIDEUM)’을 중심으로 물류, 의료, 상담 서비스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사업 전략이 핵심 내용이다.
구 대표는 16일 서울 송파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 세계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는 AI 초기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이러한 맥락에서 초거대 AI 믿음을 혁신 수단으로 상용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초거대 AI는 대규모 서버 시설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대용량 연산이 가능한 체계를 말한다. 인간의 뇌 구조를 닮은 AI 기반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선 자율적으로 사고하며 판단할 수 있는 초거대 AI가 필수적이다.
KT는 초거대 AI 단점으로 지적됐던 비효율 문제를 해결하고 비즈니스 활용 측면을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초거대 AI를 기반으로 혁신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로 상담 서비스를 꼽았다. 초거대 AI를 활용하면 상황에 맞춰 기기가 말투나 목소리를 바꾸고 특정 이용자와 과거에 나눴던 대화를 기억해 활용하는 등 인간의 감정에 공감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KT는 이날 음성 대화 기능을 활용해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박사의 지식을 AI로 구현한 서비스를 시연하기도 했다.
첨단 AI 기술을 활용한 물류 혁신 서비스도 소개했다. 화물차량에 최적의 운송 경로를 제공하고 물류센터에서 효율적인 직원 동선을 설계해주는 플랫폼이다. 실제 KT가 GS25의 물류차량 75대에 AI 기술을 적용한 결과, 1일 운행 거리가 평균 1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KT는 2025년까지 AI 물류 서비스 분야에서 총 50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의료 분야에선 초음파 영상을 AI로 분석해 갑상샘의 결절을 자동 분류한 뒤 질병 위험도를 판단해 이용자에게 전달하는 서비스 등을 선보였다.
이날 발표는 구 대표가 본인의 성과인 ‘디지털플랫폼기업(DIGICO·디지코)’의 핵심인 AI를 앞세워 KT의 변화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구상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구 대표는 “AI 기술 중심의 산업 변화가 2, 3년 만에 그치지 않고 구조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에 연임을 결정한 것”이라며 “앞으로 통신 서비스와 인프라를 기반으로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는 새로운 산업 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과거 신사업 개발에 50개월이 걸렸다면 AI 기술로 이 기간을 18개월로 줄였다”며 “어느 영역에서든 쉽게 응용이 가능한 초거대 AI가 적용되면 산업을 더 혁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KT는 5년간 약 5000명의 디지털 인재를 직접 양성하고 AI 반도체 분야에서 KAIST, 한양대, 스타트업 리벨리온 등과 협업해 새로운 연산체계를 개발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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