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3분기(7~9월)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달 26일 LG에너지솔루션은 실적 발표회를 열고 3분기 매출 7조6482억 원, 영업이익 5219억 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4조274억 원) 대비 89.9%, 전 분기(5조706억 원) 대비 50.8% 증가하며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 역시 라이선스 대가 합의금 및 충당금 등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지난해 2분기(4∼6월·7243억 원)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수치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이창실 전무는 “북미 및 유럽 고객향 전기차 배터리 출하량이 증가했고, 북미 전력망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제품 공급 본격화, 정보기술(IT) 신모델 수요 대응 등으로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또 “올해 3분기는 매출 성장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 메탈 등 주요 원재료 원가 상승분의 판가 인상 반영 및 생산성 향상 등으로 전 제품군의 수익성이 개선됐다”며 “이 밖에도 달러 강세의 우호적인 환율 환경이 지속된 점도 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4분기(10∼12월) 전망과 관련해서는 어려운 대외 경영 환경 속에서도 견조한 실적 달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북미 시장 대응력 강화하며 ‘집중 공략’
지난달 26일 LG에너지솔루션은 3분기 실적 설명 외에도 가장 빠른 성장세가 예상되는 북미 지역 내 시장 경쟁력 확대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실제 북미 전기차 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 3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유럽(26%) 및 중국(17%) 시장의 성장세보다 가파르다. 또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 산업 활성화 정책이 잇달아 도입되며 배터리 수요 역시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때문에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5년 내 연매출 3배 이상 성장,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달성’이란 중장기 사업 목표를 밝히며 북미 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역 △고객 △제품 △스마트팩토리 등 총 4개 부문에 대해 북미 시장 대응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북미 지역 생산 능력을 꾸준히 확장해 시장 선점을 가속화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북미 지역에 GM(얼티엄1·2·3공장), 스텔란티스, 혼다 등 주요 완성차 업체와 함께 합작 배터리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다. 미시간 단독공장 등을 포함하면 2025년 LG에너지솔루션의 북미 지역 생산 능력은 250∼260GWh에 달한다. 이는 글로벌 배터리 기업과 비교해 최대 규모다.
고객 및 제품 부문에서는 핵심 고객 추가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공급사를 확장하고, 북미 지역 내에서 EV파우치를 비롯해 ESS, 원통형 배터리 생산을 통해 제품 대응력 또한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스마트팩토리 구축에도 역량을 집중한다. 스마트팩토리는 사람의 경험과 역량에 의존하지 않고 기계에서 나오는 데이터에 근거해 모든 의사결정을 진행하는 것을 뜻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 생산공정의 디지털화로 글로벌 통합관리 체계를 구축해 수율 개선 및 품질 안정화, 생산성 향상을 달성할 계획이다.
핵심 원재료 현지화 확대 통해 북미 공급망(Value Chain) 체계’ 구축
LG에너지솔루션은 투자 등 기반시설 확보 외에도 미국 내 IRA에 대응하기 위해 핵심 원재료 확대 등 북미 공급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 등 핵심 소재의 경우 주요 협력사들과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북미 현지화에 적극 나선다. 니켈 리튬 코발트 등 메탈의 경우 미 FTA 체결국 내에 위치한 채굴 및 정·제련 업체를 활용해 역내 생산 요구에 적극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양극재 63%, 핵심 광물 72% 등 5년 내 북미 및 FTA 체결국의 현지화율을 대폭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양극재는 북미 기준, 핵심 광물은 FTA 체결국 포함 역내 기준.)
이 밖에도 메탈 공급업체에 대한 지분 투자 및 장기 공급계약도 꾸준히 확대해 리튬 등 핵심 메탈의 직접 조달 비중을 50% 이상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폐배터리 리사이클 전문업체와 파트너십도 지속적으로 강화해 원재료 생산부터 소비, 재활용 등 생애 주기 전반을 포함하는 자원 선순환 체계(Closed loop) 구축 노력도 지속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공급망 다각화를 위해 호주 시라와 천연 흑연 공급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캐나다 광물업체 일렉트라로부터 황산코발트 7000t, 아발론과 스노레이크로부터 수산화리튬 25만5000t 공급에 대한 MOU를 체결했다. 이 밖에도 △유럽 리튬 생산업체 독일 벌칸에너지 수산화리튬 4만5000t △호주 라이온타운 수산화리튬 원재료 리튬정광 70만 t 등을 확보한 바 있다.
북미 시장 선점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남보다 한발 빠른 투자
LG에너지솔루션은 1998년 국내 최초로 IT 기기용 소형 리튬이온 배터리 대량 생산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될 중대형 배터리 분야의 잠재성을 일찌감치 인지하고 2000년부터 중대형 배터리 연구 및 북미 시장 개척을 위해 미국에 연구법인을 설립하는 등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들어갔다.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연구개발 2년 반 만에 미국 현지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2002년 7월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린 세계적 경주대회인 ‘파이크스 피크 인터내셔널 힐 클라임’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이용해 개발한 전기차가 우승을 차지한 것. 다음 해인 2003년에도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도 기록을 갈아 치워 2년 연속 우승을 거두는 기염을 토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2004년 8월 미 에너지부(DOE)와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3대 자동차 업체의 컨소시엄인 USABC로부터 460만 달러 규모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기술개발 프로젝트를 수주했으며 하이브리드 자동차에 탑재될 고성능 배터리 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한 후 2건의 추가 수주를 따냈다.
2009년 초에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국내 2차전지 산업 분야에 일대 변혁을 일으킬 낭보가 전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 최대 자동차업체인 GM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용 리튬이온 배터리 단독 공급업체로 선정된 것. 볼트는 소비자가 실질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세계 최초 전기차로, 배터리가 동력의 보조수단으로만 작용하던 기존 하이브리드차와는 달리 순수 배터리의 힘만으로 구동하는 최초의 차량이다.
이 소식은 우리나라 기술이 바탕이 돼 전 세계 전기차 시대를 본격적으로 개막하게 됨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이 북미 전기차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볼트 배터리 공급을 위해 2012년에 북미 지역 최초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준공, 지금까지 전기차 배터리를 대량 생산하고 공급해왔다.
또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북미 전기차 시장 대응을 위해 미시간 단독 공장 증설 및 GM, 스텔란티스, 혼다 등과 대규모 합작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랜 기간 배터리를 생산해 온 미시간 전기차 배터리 공장의 양산 경험 및 노하우를 다른 북미 지역 공장에도 적극 전파해 공장 가동 초기의 생산성까지 조기에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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