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10명 중 6명이 내년 상반기 주택매매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2008년부터 15년 동안 관련 조사를 진행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17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전국 173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63.3%가 ‘주택 가격이 하락한다’고 답했으며 ‘보합’은 22.7%, ‘상승’은 11.9%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조사와 비교한 결과, 상승 응답 비중은 48%에서 24%로 대폭 낮아진 반면 하락은 14%에서 38%로 크게 높아졌다.
매매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 중 32.4%는 ‘경기 침체 가능성’을, 30.8%는 ‘대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소비 감소와 수출 부진으로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등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진데다 기준금리 인상이 빨라져 대출 이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대출 규제로 매수세 약화(12.4%), 이자·세금 부담으로 매도물량 증가(11.7%), 가격 부담에 따른 거래 실종(9.2%) 등이 뒤를 이었다.
전세가격 하락 전망 이유로는 ‘임대인의 임차보증금 반환 리스크’가 23.7%로 가장 비중이 높았고 ‘전세대출 이자 부담으로 월세시장 이탈(19.6%)’, ‘갭투자 영향으로 전세 매물 증가(18.4%)’, 최근 2~3년 전세가격 급등 부담감(14.9%)‘ 순이었다.
응답자들은 내년 상반기 핵심 변수로 ’금리 인상 여부‘와 ’대외 경제 여건‘을 꼽았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23.5%)‘와 ’국내외 경기회복 속도 등 대외 경제 여건(21.6%)‘이 거의 절반을 차지했으며 대출, 세금 등 부동산 규제 변화 여부(15.9%)와 민간소비 등 국내 실물 경기지표 변화(9.6%), 물가상승(9.5%), 전·월세가격 등 임대차 시장 불안 지속 여부(8.0%)도 주요 변수에 포함됐다.
부동산R114 측은 “미국 중앙은행의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과 한국은행의 꾸준한 금리 인상으로 시중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 수준까지 올라 매수심리가 매우 위축된 상황”이라며 “여기에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제 성장률 둔화, 환율과 수출 등 대외 경제 여건 불확실성 등으로 예년보다 집값 하락을 전망하는 비중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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