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끝나도 원격근무·재택근무 계속… 한국에 적합 산업 많아”[스테파니]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17일 14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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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HR 서비스 스타트업 ‘딜(Deel)’ 슈오 왕 CRO 인터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종식되면 원격근무와 재택근무의 시대도 끝날까. 글로벌 크로스보더 HR 서비스 스타트업 ‘딜(Deel)’의 공동창업자인 슈오 왕 CRO(최고수익책임자)의 답은 ‘아니오’다. 동아일보는 컴업2022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왕 CRO를 1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만나 기업들의 고용과 근무 트렌드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글로벌 HR 서비스 스타트업 ‘딜(Deel)’의 슈오 왕 CRO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기업들의 고용 및 근무 트렌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의 스타트업 딜은 150여개 나라에서 기업들이 현지 법인을 설립하지 않고도 해외 인재를 고용하고 각 나라의 법과 노무 규정, 문화에 맞게 인사 관리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MIT 출신의 왕 CRO와 알렉스 부아지즈 CEO가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1월 설립했고, 현재 기업가치 6조 원의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왕 CRO는 “코로나19가 종식돼도 원격근무와 재택근무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딜을 창업할 무렵 샌프란시스코 대기업 대다수가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지원하는 현상을 목도했다고 한다.

왕 CRO는 “코로나19는 재택근무 트렌드를 가속화시킨 것일 뿐”이라며 “코로나19가 끝나가고 있는데도 기업 리더들은 재택근무 트렌드를 유지하고자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들은 한 지역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도시, 국가에서 인재를 채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딜은 올해 4월 한국에 진출했다. 해외로 사업을 확장하는 한국 기업들의 수요가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왕 CRO는 한국에 재택근무, 원격근무를 하기에 적합한 산업들이 많이 발달했다고 짚었다. 특히 그가 주목한 산업은 게임산업과 엔터테인먼트산업이다.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이 한국 기업이 만든 게임을 누리고 있고, 한국의 아이돌 가수를 비롯해 각종 문화 콘텐츠가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다양한 국가에서 일할 인력이 더 많이 늘어날 것으로 봤다.

왕 CRO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이 딜에 의뢰하는 내용은 규모에 따라 다르다. 스타트업의 경우 제품개발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 개발자와 제품디자이너 등 기술인재 채용 의뢰를 많이 한다. 반면 중견기업은 내부 임원이나 이사급 직원을 해외에 파견해 해외지사를 개소하는 데 관심이 많다. 또 중견기업을 포함해 대기업은 해외에서 임원급 직원을 채용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왕 CRO는 “미국 실리콘밸리 창업자들은 창업 초기에 자신이 만든 제품이 잘 팔릴만한 시장을 찾는 것부터 시작하는데, 한국 창업자들은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비즈니스모델을 어떻게 가져가야할지 고민하는 등 성숙한 사고를 기반으로 준비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에서는 투자금액이 실리콘밸리에 비해 적고, 스타트업들은 내수시장에 집중해서 개발하는 경향이 커 아쉽다”며 “좋은 제품과 비즈니스 모델을 갖췄다면 초기에 해외진출 교두보를 마련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왕 CRO에 따르면 개발자 채용은 전 세계 기업이 겪는 난제다. 자국이 아닌 해외 개발자를 채용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가운데, 왕 CRO는 “비슷한 시간대의 국가에 거주하는 인재를 채용해 시차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아시아에서는 인도 파키스탄 중국 베트남이, 미국에서는 브라질 아르헨티나 멕시코 라틴아메리카가, 유럽에서는 이스라엘, 우크라이나, 러시아, 에스토니아의 개발자들이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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