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살만 왕세자 하루 머무니 ‘9조’ 쾌척… 에쓰오일, 설비 확장 ‘샤힌 프로젝트’ 본격 가동

  • 동아경제
  • 입력 2022년 11월 17일 21시 05분


17일 EPC 업체와 계약 체결
울산에 9조2580억 규모 투자
세계 최대 규모 스팀크래커 조성
석유화학 제품 장기적·안정적 공급
아람코 첨단 TC2C 기술 첫 상용화 전망
일자리 1만7000개·울산지역 경제 활성화 기대

에쓰오일(S-OIL)이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총리)’ 방한에 맞춰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

에쓰오일은 17일 한국의 에너지 전환 지원을 위해 ‘샤힌(Shaheen·아랍어 매) 프로젝트’ 투자를 최종 결정했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2단계 석유화학 확장 프로젝트로 울산에 약 9조2580억 원(70억 달러) 규모 석유화학 생산 설비를 짓는 사업이다. 세계 최대 규모 정유·석유화학 스팀크래커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석유화학 구성요소(building block) 공급을 지원하게 된다고 한다.

이날 에쓰오일은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등 건설업체와 샤힌 프로젝트 설계·조달·시공(EPC) 업체 선정 계약 체결식을 갖고 프로젝트 본격화를 알렸다.

샤힌 프로젝트는 에쓰오일 대주주인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가 단행하는 한국 내 최대 규모 투자다. 에쓰오일의 이번 발표는 윤석열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의 정상회담이 있는 날 이뤄졌다. 아람코 대주주는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다. 왕세자 방한에 맞춰 에쓰오일이 기민하게 움직인 모습이다. 왕세자의 한국 1박 2일 일정이 9조 원 넘는 투자 유치로 이어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 사진=게티이미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 사진=게티이미지.
아람코는 자회사인 아람코오버시즈컴퍼니(AOC, Aramco Overseas Company B.V.)를 통해 에쓰오일 지분 63.4%를 보유하고 있다.

에쓰오일에 따르면 샤힌 프로젝트는 지난 2018년 완공된 40억 달러 규모 1단계 석유화학 프로젝트의 후속 사업이다.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에쓰오일은 연간 최대 320만 톤 규모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게 될 전망이다.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조성되는 세계 최대 규모 스팀크래커는 아람코의 첨단 TC2C(Thermal Crude-To-Chemicals) 기술을 적용해 플라스틱을 비롯한 합성수지 원료로 쓰이는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내년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CEO는 “산업 발전을 위한 대장정의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게 됐다”며 “한국과 사우디 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주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에쓰오일의 전문성 및 경험이 샤힌 프로젝트를 순조롭게 추진하고 업계를 선도하는 에너지 효율을 달성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에쓰오일 측은 샤힌 프로젝트 추진에 따른 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건설 기간 중 하루 최대 1만7000명 규모 일자리를 창출하고 3조 원 넘는 울산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가 예상된다고 한다. 또한 석유화학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산업발전 측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프로젝트 핵심인 스팀크래커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생산되는 나프타와 부생가스 등 다양한 원료를 투입해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벤젠 등 석유화학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설비다. 플라스틱을 비롯한 합성 소재 원료로 쓰이는 폴리에틸렌도 생산하게 된다. 아람코가 보유한 기술인 TC2C는 기존 정유공장 내 저부가가치 중유제품을 분해해 스팀크래커 원료로 전환하는 공정이다. 이 기술은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 최초로 상업화를 앞두고 있다. 향후 스팀크래커 설비 경쟁력을 높여주는 기술이라는 평가다.

샤힌 프로젝트는 폐열 회수와 재활용, 향상된 에너지 효율성 등을 통해 에쓰오일이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될 전망이다. 샤힌 프로젝트 완료 후 에쓰오일의 석유화학 비중은 생산물량을 기준으로 현행 12%에서 2배 이상인 25% 수준으로 확대하게 된다.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꾀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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