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크레이그 JP모건 글로벌 마켓 전략가(사진)는 17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미국 경제의 회복 과정이 생각보다 오래 걸릴 수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수영장에 빠지면 물밑으로 가라앉았다가도 금세 빠져나올 수 있지만 진흙탕에서 넘어지면 바로 일어서거나 벗어나기가 힘들다. 그만큼 미국 경제의 정상화가 느리게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크레이그 전략가는 뉴질랜드와 영국 등에서 경제 및 연금 관련 연구원으로 경력을 쌓은 뒤 2010년 JP모건에 합류했다. 미국 CNBC방송과 블룸버그통신 등 유력 경제매체에 자주 출연해 글로벌 경제 상황에 대한 코멘트를 해 왔다. 그는 이날 한화자산운용과 함께 내년 경제와 자본시장 전망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크레이그 전략가는 미국 경제의 회복이 더딜 수 있는 근거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미국 경제는 2008년 금융위기 때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면서도 “높은 임금과 낮은 실업률 때문에 물가 하락 속도가 느려지고 있고, 연준이 물가를 잡기 위해 계속 금리를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크레이그 전략가는 “연준은 올해 12월 금리를 0.5%포인트, 내년 2월 0.25%포인트 올려 기준금리 상단을 4.75%로 유지하다가 2024년 물가가 2%대로 내려온 뒤에야 금리를 낮추기 시작할 것”이라며 “선행지수를 보면 내년 미국 경제는 불황에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고도 전망했다.
다만 아시아 신흥국들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완화에 대한 기대감에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내년 미국은 1%, 유럽은 0.5%가량의 성장률이 전망되는데, 아시아 신흥국들은 4%, 일본은 2%로 예상된다”며 “중국이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을 시작하면 동아시아 국가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 지원법의 한국에 대한 영향에 대해서는 “정교한 기술을 요구하는 반도체 생산은 여전히 한국과 대만 기업들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생각만큼 타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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