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7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로 초대해 회담과 오찬을 열었다. 빈 살만 왕세자는 7일 윤 대통령 부부가 관저에 입주한 후 공식 초대한 첫 손님으로, 윤 대통령의 극진한 환대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한남동 관저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하고 곧바로 왕세자 일행을 맞이하는 공식 오찬을 주재했다. 김은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사우디는 우리나라에 경제와 안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협력 파트너 국가”라면서 “외빈에 각별한 예우를 갖추고자 하는 대통령 부부의 뜻을 반영해 회담장이 관저로 전격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한-사우디 확대 회담은 관저 리셉션장에서 40여 분간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오늘 회담을 계기로 저와 왕세자님 간에 ‘전략적파트너십위원회’ 신설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국 간 협력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기구다. 빈 살만 왕세자는 “한국 기업들이 사우디의 국가 인프라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면서 “사우디의 ‘비전 2030’ 실현을 위해 한국과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이후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40여 분간 관저 거실과 정원 등 가족공간에서 통역만 대동한 채 단독 환담을 나눴다.
1시간 10분 동안 진행된 오찬은 이슬람 율법에 따른 할랄 방식으로 조리한 한식이 제공됐다. 전통 놋그릇에 담긴 신선로가 올랐고, 음료는 논알콜 오미자 칵테일과 제주감귤 착즙주스가 마련됐다. 술 제조와 판매를 엄격하게 금지하는 사우디의 문화를 배려한 것이다. 대추야자의 본산지가 사우디인 점을 감안해 식사 마지막엔 대추차와 한국 전통 다과가 제공됐다. 김 수석은 “빈 살만 왕세자는 오늘 첫 만남이 대통령과 가족의 진심이 머무는 곳에서 이뤄진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날 저녁 주요 기업 총수들과 만난 후 오후 8시 40분경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환송을 받으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태국 방콕으로 출국했다. 이날 0시 30분경 한덕수 국무총리의 영접 속에 입국한 지 20시간 만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이후 19일부터 1박 2일 동안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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