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시 3000만원 드려요”…눈물의 미분양 털어내기

  • 뉴시스
  • 입력 2022년 11월 18일 06시 42분


코멘트
금리인상 등의 여파로 전국 분양시장에 한파가 몰아치면서 파격적인 혜택으로 눈물의 미분양 털어내기를 하는 아파트 단지들이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서울에서는 현금 3000만원 지급을 혜택으로 내건 분양 단지도 나왔다.

18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 오류동 소재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는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지 않자 중도금의 40%까지(4회차) 무이자에 더해 현금지급 혜택까지 내걸었다.

아파트를 계약하는 수분양자에게 5·6회차 이자에 해당하는 700만원에 자체적으로 2300만원을 붙여 한 달 안에 현금 3000만원을 입금해 주기로 한 것이다. 이러한 혜택은 기존 일반분양으로 당첨된 이들에게도 소급해 적용하기로 했다. 또 계약금 분납제·발코니 확장 공사 무료 등의 혜택도 추가로 제공한다.

분양 관계자는 “시행사도 대출을 일으켜 진행한 사업인 만큼 그에 대한 이자를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라 당장은 손해를 보더라도 분양이 더 빨리 되는 것이 더 이득이 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당장 남는 것이 없더라도 분양을 서둘러서 하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해당 단지는 7호선 역세권이라는 입지적 장점을 살려 지난 8월 말 일반분양에서 완판에 성공했지만, 당첨자 중 90% 이상이 계약을 포기하면서 일반분양 140가구 중 129가구가 무순위 청약 물량으로 나왔다.

그러나 지난달 4일 진행한 무순위 청약에서도 129가구 중 101가구가 미달되면서 결국 청약통장과 상관없이 동·호수를 지정할 수 있는 선착순 분양을 진행하게 됐다.

이 단지뿐만 아니라 DL건설은 경기 파주시 탄현면에 공급한 ‘e편한세상 헤이리’에 대해 1차 계약금을 500만원 정액제로 낮추고, 중도금 전액 무이자·발코니 확장 공사 무료 등 파격적인 혜택을 제시했다.

통상적으로는 전용면적 84㎡의 분양가가 4억3100만~4억3990만원인 경우 분양가의 10% 선인 4310만~4399만원을 계약금으로 선납해야 하지만, 500만원만 있으면 일단 계약이 가능하게끔 문턱을 낮춘 것이다. 다만 계약 후 2주일 내로 10% 중 나머지 금액을 납부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러한 혜택에도 불구하고 해당 단지는 지난달 말 첫 분양에서 미달을 피하지 못했다. 1036가구 모집에 단 158가구만 청약을 신청한 것이다.

또 ‘e편한세상 평택 라씨엘로’는 계약자들에게 중도금 전액 무이자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분양가의 60%에 해당하는 중도금 이자를 모두 사업주체 측에서 부담해 수요자들의 실질적인 자금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또 1차 계약금은 1000만원 정액제로 하고, 소유권이전등기 전 전매도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해당 단지는 지난 8월 일반분양을 진행했지만 953가구 중 352가구만 청약통장을 사용하면서 601가구를 해소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아울러 지난 6월 신동아건설이 경기도 의정부에 분양한 ‘의정부역 파밀리에Ⅰ’는 중도금 대출이자가 3.8%를 넘어서는 경우 상승분을 시행위탁자가 부담해 추가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부담을 낮추겠다는 혜택을 내놓기도 했다.

이처럼 건설사들의 미분양 해소를 위한 ‘혜택 릴레이’는 계속되는 금리인상의 여파로 건설사들의 자금 유동성이 경색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생(PF)을 일으켜 진행한 공사물량을 빨리 분양해야 현금을 다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번달 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고돼 있고 철근·콘크리트 등 건축 원자재값 상승 등으로 인해 당분간 분양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언제까지고 계속 미분양 물량을 갖고 있을 수는 없다보니 출혈이 있더라도 물량을 털어내야 하는 입장”이라며 “특히나 단독 사업이 아니라 컨소시엄인 경우에는 각 회사의 자금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더욱 물량을 빨리 털어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