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창업주인 호암 이병철 창업회장(1910∼1987)의 35주기 추도식이 경기 용인시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18일 열렸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범삼성 계열 그룹 주요 인사들이 선영을 차례로 찾아 고인을 기렸다.
1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경 이 회장은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과 이 창업회장의 선영을 찾았다. 이 창업회장의 기일은 19일이나 토요일 주말인 점 등을 고려해 하루 일찍 추도식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이 회장은 이 창업회장의 손자로 지난달 27일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열린 추도식이다. 이 때문에 재계 일각에서는 추도식에 맞춰 메시지를 낼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으나 별도의 발언 없이 조용히 고인을 추모하고 선영을 떠났다.
이 회장은 미국 출장 등 일정으로 지난해 추도식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2020년에는 선영을 다녀간 뒤 인근 식당에서 삼성 계열사 사장단 50여 명과 식사 자리를 가졌다. 당시 이 회장은 “기업은 늘 국민 경제에 도움이 돼야 하며 사회에 희망을 드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가르치셨던 (이건희) 선대회장님의 뜻과 (이병철) 창업회장님의 사업보국 창업이념을 계승·발전시키자”고 강조했다. 삼성은 최근 이 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이병철 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호칭을 각각 창업회장과 선대회장으로 정리했다.
이 창업회장의 장손인 이재현 CJ회장은 삼성 일가보다 이른 오전 9시20분경 선영을 찾아 고인을 기렸다. 오후에는 신세계와 한솔 등 범삼성 계열그룹 주요 인사들도 선영을 찾을 예정이다.
이 창업회장은 1910년 경남 의령에서 태어나 1938년 3월 1일 ‘삼성상회‘를 창립했다. 이 창업회장은 사업보국(事業報國)과 인재제일(人材第一) 등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삼성을 키워냈다.
무엇보다 기업의 존립 기반은 국가이고 기업은 국가 발전에 공헌해야 하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다. 이 창업회장은 1982년 사내 반도체 회의에서 “돈벌이를 하려면 반도체 말고도 많다. 왜 이렇게 고생하고 애쓰는가? 반도체는 국가적 사업이고 미래산업의 총아이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었다.
일찍부터 ‘기업은 사람이다’라는 말도 강조해 왔다. 경영이념 실천을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 창업회장은 1982년 사장단 회의에서 “내가 40여 년 동안 키워온 것이 인재이다. 이들이 성장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고 좋은 업적을 내는 것을 볼 때 고맙고, 반갑고, 아름다워 보인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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