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26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생산비용 압박과 경기침체에 따른 매출감소·재고증가가 기업활동에 악영향을 미쳤다.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 부진이 수출 등의 심리적 위축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통신은 25개월만에 3개월 연속 기준치(100)을 밑돌았다. 건설도 부동산시장 침체 영향으로 31개월만에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22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2월 BSI 전망치는 85.4로 2020년 10월 84.6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BSI는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 분위기를 지표화한 수치다. 전망치가 100보다 높으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다.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다.
4분기 BSI 전망치로 보면 올해는 87.2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67.9)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83.8)과 비제조업(87.3) 모두 올해 6월부터 7개월 연속 기준선(100)을 밑돌았다.
제조업은 원자력과 조선기자재가 포함된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117.6)만 유일하게 호조를 보였고 나머지 제조업 세부 업종은 모두 기준치 밑이었다.
특히 비금속(73.3), 석유·화학(71.0)이 각각 전월 대비 14.9포인트, 11.8포인트 하락하며 낙폭이 가장 컸다. 전자·통신(84.2)이 전월 대비 5.8포인트 내리며 그 뒤를 이었다.
전경련 관계자는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통신이 3개월 연속 부진(기준치 100 이하)한 것은 지난 2020년 11월 이후 2년1개월만에 처음”이라며 “한국 수출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전자·전기 산업의 부정적 전망은 국내 수출 실적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비제조업 업종 중에서는 주택 매수 심리 위축 영향으로 건설이 가장 부진했다. 12월 건설 BSI 전망치는 74.4로 코로나19가 한창이었던 2020년 5월(66.7) 이후 2년7개월만에 최저치였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기업들은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생산비용 압박과 국내외 경기위축에 따른 매출감소?재고증가의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며 “기업 자금사정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고 국회에 계류된 정부 법인세 감세안을 조속히 통과시킬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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