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반도체(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신입직원의 초봉을 인상하자 저연차 직원들을 중심으로 내부 불만이 커지고 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등에는 삼성전자 신입 초봉 인상안에 대한 내부 직원들의 불만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오후 2시 사내 공지를 통해 DS부문 대졸 초봉을 5150만원에서 5300만원으로 2.91%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7월 SK하이닉스가 신입사원 초봉을 5300만원으로 인상하면서, 양사 간 초임이 역전되자 삼성전자가 추가 인상을 결정한 것이다. 이번 인상안은 이달부터 반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업체들이 좀 더 능력 있는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신입 사원 초봉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졸 초임을 적용하는 CL2(사원·대리) 1년차 직원은 이번 결정으로 대졸 신입 사원과 급여차가 더 줄면서 불만이 커지는 상황이다.
자신을 삼성전자 2020년 하반기 입사자라고 밝힌 A씨는 “후배들에 거의 과외선생마냥 붙어서 (업무를) 알려주고 있다”며 “그런데 이제 연봉 차이가 20만원이다. 현타(허탈감을 느끼는 상태) 오고 자존심 상하고 내가 왜 (후배들을) 챙기고 있나 싶다”고 밝혔다. 또 다른 삼성전자 직원 B씨도 “2020~2022년 사번은 내년부터 동일 고과 시 (신입사원과) 연봉이 똑같다”고 전했다.
같은 삼성전자 신입사원이지만 사업부문별로 초임이 달라질 수 있는 것도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번 초임 인상에서 디바이스경험(DX) 부문 등 다른 부문은 제외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사업 부문별로 복지나 보너스는 차등 지급했지만 초임이 달라진 것은 처음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졸 초임 인상은 채용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결정”이라며 “신입사원 이외의 연봉은 내년 협상을 통해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도 사측이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대졸 초임 임금 인상에 나선 것에 반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홈페이지에 ”임금이 인상되지 않은 직원들의 상대적 박탈감과 사기 저하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라며 ”직원들 간의 갈라치기“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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