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지하 통과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은마아파트 주민들과 만나 “막연한 불안과 위험을 확산시키며 방해하는 식으로 선동하는 것은 국가기관으로서 절대 용납하거나 굴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원 장관은 23일 서울시 강남구 강남구민회관에서 열린 ‘GTX-C 은마아파트 간담회’에 참석해 “근거 없는 일방적 주장으로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고 방해하는 행위가 계속되면 행정 조사와 사법적 수단까지 검토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6월 GTX-C 노선 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건설컨소시엄이 선정됐지만, 이 노선이 은마아파트 지하를 통과하는 탓에 주민 반발이 계속돼왔다. 국토부와 현대건설, 은마 주민들 논의가 진행됐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해 사업 지연 우려가 일었다.
원 장관은 “지하철 9호선, 5호선은 주거지 통과한 것이 이미 20개 구간 이상이 되지만 아무 문제 없이 건설됐다”며 “(은마아파트를 지나는 노선은) 2014년 예비타당성 조사 때부터 이미 여러 대안과 기술, 법률적 검토 결과 선정된 노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단지 밑엔 못 지나간다’는 요구로 국가사업을 변경하는 선례는 남길 수 없고, 이를 인정할 근거도 없다고 보는 것이 국토부 입장”이라며 “완공되면 매일 30만명의 수도권 출퇴근 교통난을 해결할 시민의 발이 된다. 사업이 더는 미뤄지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GTX-C 노선 은마아파트 구간에 적용할 공법에 대한 설명도 이뤄졌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은마 구간은 지하 60m에서 66m 심도로 지반 조건이 양호한 구간을 대심도로 통과, 진동·소음을 완전히 배제한 친환경 TBM 장비 굴착 공법을 적용한다”며 “해당 공법은 GTX-A 중요 문화재 구간 및 숭례문 구간, 도심지 통과 구간에도 적용되며 (기존 적용 대상지에서) 아무 이상 없이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임종일 철도공단 부이사장도 “향후 아파트 단지 (재건축) 계획 때 이 노선이 그대로 진행된다면, 그런 부분도 긴밀히 협의해 안전에 지장이 없도록 공법을 적용할 수 있다”며 “거주 기간, 공사 기간 전부 계측해 조금만 이상이 있어도 공사를 중지하는 등 세밀히 검토해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은마아파트 측은 여전히 우려를 표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한 주민 대표는 “2만명이 거주하는 은마를 예전 2010년 예타대로 시공하고 진행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바뀐 부분에서 철저히 타당서 검토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주민들이 제시한 우회 노선을 적용하면,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표준속도와 경제성도 높일 수 있다는 주장도 내놨다.
강남병이 지역구인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주민 대표가 말한 방법도 검토안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님비 현상은 국가 입장에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가능한 모든 방법을 검토한 뒤 추가적으로 차선책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 협조해달라”고 덧붙였다. 현대건설에서는 윤영준 사장과 사장과 토목사업본부장이 참석했지만, 별다른 발언 없이 말을 아꼈다.
원 장관은 주민 의견을 청취한 뒤 “국토부도 협조할 것”이라며 “앞으로 희망적인 방향으로 가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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