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확보 나선 롯데… 건설 대표 먼저 교체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24일 03시 00분


“유동성 위기 시장우려 불식 시급”
신임사장에 박현철 경영개선실장
신동빈 회장 장남인 신유열 상무
정기인사때 승진 가능성도 거론

롯데그룹이 최근 레고랜드 사태로 불거진 롯데건설의 유동성 악화 문제로 사의를 표명한 하석주 롯데건설 전 사장의 후임으로 박현철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을 임명했다. 롯데는 그룹 정기인사를 12월 중순으로 미룬 채 건설 대표만 먼저 교체했다. 시장의 우려가 커진 비상 상황인 만큼 건설 부문 조직 정비에 최우선적으로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3일 롯데건설에 따르면 이날 오전 열린 이사회에서 박현철 실장을 신임 사장(62·대표 이사)으로 내정했다. 박 사장은 영남고를 졸업하고 경북대 통계학과를 거쳐 1985년 롯데건설에 입사했다. 롯데정책본부 운영팀장과 롯데물산 대표이사 등을 지냈으며, 롯데물산 재임 시절에는 롯데월드타워를 성공적으로 완공했다.

롯데건설 안팎에서는 그룹의 전략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뛰어난 리스크 관리 및 사업구조 개편 역량으로 롯데건설의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하 전 사장의 경우 실적 개선 등의 성과를 감안해 한 차례 사의가 반려되기도 했으나 본인이 유동성 위기 사태의 책임을 지겠다는 의사가 강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통상 12월 1일 그룹 인사를 단행하던 것과 달리 올해는 건설 부문 원포인트 인사를 진행했다. 롯데는 건설 부문의 위기를 그룹 차원에서 극복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사재까지 투입했다. 22일 신 회장은 사재를 털어 롯데건설 보통주 9772주를 11억7254만 원에 취득하는 등 ‘롯데건설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한국과 일본을 왕복 중인 신 회장은 그룹의 유동성 위기와 관련해 수시로 각 계열사의 자금 현황을 체크하며, 선제 대응을 강조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신 회장이 직접 자금을 투입한 것은 주주로서 책임경영을 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정기인사는 다음 달 중순경 발표할 예정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새로 선임할 인사 몇몇에 대해 경영 성과나 리더십 검증 작업을 거치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군의 경우 지난해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과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대표이사 부사장 등 외부 인재를 대거 영입하며 실적 회복 성과를 낸 만큼 상대적으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동우 롯데지주 부회장, 김교현 화학군 총괄대표(롯데케미칼 부회장), 이영구 식품군 총괄대표(롯데제과 사장)도 양호한 실적을 보이고 있어 유임 가능성이 점쳐진다. 일각에서는 신 회장의 공식 일정에 여러 차례 동행하며 경영 수업을 진행 중인 장남 신유열 상무의 승진 가능성도 거론된다.

#자금 확보#롯데#건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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