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가 올해 수주 목표를 일제히 초과 달성했다. 지난해 이어 2년 연속이다. 특히 올해에는 LNG운반선 수주가 크게 늘어 앞으로 빅3 조선사들의 수익성 개선이 유력시된다.
남은 변수는 후판가격 협상이다. 철강사와 조선사는 올 하반기 후판 가격 인하폭을 놓고 현재 협상이 한창인데, 여전히 양측 줄다리기가 팽팽하다. 이에 따라 내년 조선사들의 흑자 전환 여부는 이번 후판 가격 협상에 달려있다는 진단이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을 마지막으로 국내 조선 빅3사가 올해 수주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3일 오세아니아 지역 선사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5척을 1조4568억원에 수주하며 수주 금액을 92억 달러(한화 12조4000억원)로 늘렸다. 이에 따라 올해 수주 목표인 88억 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조선해양은 일찌감치 지난 7월 올해 수주 목표를 조기 달성했다. 현재까지 총 186척, 221억5000만 달러를 수주하며 연간 목표인 174억4000만 달러 대비 127%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도 LNG운반선 38척, 컨테이너선 6척, 해양플랜트 1기, 창정비 1척 등 총 46척, 104억 달러 상당의 일감을 확보했다. 올해 목표인 89억 달러 대비 수주 달성률은 117%다.
조선 빅3 모두 지난해 이어 2년 연속 수주 목표 달성에 성공하며 실적 개선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올해에는 고부가가치선박인 LNG운반선 수주가 대폭 늘어 여전히 적자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의 내년 흑자전환이 현실이 될 전망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올 3분기 1888억원 영업이익을 올리며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걸림돌이 없지 않다. 현재 타결되지 않고 있는 후판가격 협상이 관건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들과 조선사들은 올 하반기 후판가격 협상을 벌이고 있는데 양측 모두 가격 인하에는 동의하지만, 인하폭을 놓고 이견을 보여 협상 타결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조선사들은 그동안 인상폭을 고려해 올 하반기에는 t당 20만원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선용 후판 가격은 지난해 상·하반기 각각 t당 10만원, 40만원 인상했다. 올 상반기에도 t당 10만원을 올렸다. 이에 따라 t당 60만원 정도였던 후판 가격은 현재 120만원 수준까지 치솟았다.
반면 철강사들은 t당 20만원 인하는 터무니 없고, t당 10만원 정도 낮춰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양측은 최근 부쩍 오른 철광석 가격과 고환율, 태풍 힌남노 타격 등을 내세우며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는 모양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중국 수입 철광석(CFR·운임포함인도) 가격은 지난 18일 기준 t당 96.4달러를 기록했다. 이달 4일에만 해도 t당 82.4달러에 그쳤지만 2주 연속 오르며 1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여기에 3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이 1338원으로 2분기 대비 77원 오른 것도 부담이다. 고환율은 철광석 등 원료를 수입하는 비용을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통상 후판은 선박 건조 원가의 20%를 차지한다. 조선사들 원가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양측 협상은 이례적으로 11월을 넘어 12월까지 이어질 조짐이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올 3분기부터 철강업체 실적이 꺾이기 시작해 내년에는 더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금까지 조선사들 입장을 많이 수용해줬기 때문에 이제는 조선업체들이 철강업체 요구를 들어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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