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차 LG 구광모虎, ‘안정 속 미래’ 택했다…삼성·SK는?

  • 뉴시스
  • 입력 2022년 11월 25일 11시 42분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올해 임원 인사에서 주요 CEO들을 유임시키며 안정을 꾀하는 한편 미래 준비를 위한 ‘젊은 피’ 수혈에 적극 나섰다. LG그룹은 지난 23~24일 계열사별로 임원 인사를 마무리 했는데 LG의 미래를 이끌 잠재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전진 배치하며 ‘미래 설계’에도 방점을 찍었다.

LG 관계자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고 5~10년 뒤를 내다보는 미래 준비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기 위해 (이번 인사는) 일관성 있는 미래 설계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구광모 회장은 최근 계열사 CEO들과 진행한 사업보고회에서 “상황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미래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필요한 인재 발굴과 육성에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번 LG 인사에서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조주완 LG전자 사장, 정철동 LG이노텍 사장,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등 핵심 임원들은 대부분 유임됐다.

이와 관련 LG 측은 “관록을 바탕으로 한 조직 안정 속에 미래 준비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미래 포트폴리오를 이끌 핵심 사업에서 승진 인사를 늘린 것도 눈에 띈다. 배터리를 담당하는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소재 사업을 키우고 있는 LG화학 첨단소재사업본부, 자동차 전장을 맡는 LG전자 VS사업본부 등에서 신규 임원이나 승진자가 대거 나왔다.

연구개발(R&D) 분야 임원들도 더 늘렸다. 이번 인사에서 신규 임원은 31명으로, 그룹 내 전체 임원 가운데 연구개발 분야 임원은 역대 최대인 196명으로 늘어났다.

임원 조직은 한층 젊어졌다. 신규 임원 중 92%가 1970년 이후 출생자다. 최연소 임원은 1983년생인 우정훈 LG전자 수석전문위원(상무)으로 39세다. 이밖에 4대 그룹 최초로 전문경영인 출신 여성 CEO 2명을 배출한 점도 이번 인사에서 주목받고 있다.

◆내달 초 SK·삼성 인사…‘안정 속 혁신’ 주목


LG그룹 인사에 이어 12월 초 이어질 삼성과 SK 등 다른 4대 그룹 인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통상 12월 첫째주 목요일에 임원 인사를 진행해온 SK그룹은 내달 1일께 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해 장동현 SK㈜ 당시 사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며 8명의 부회장단을 구성했다. 40대인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장 승진과 함께 30대 임원을 탄생시키는 등 젊은 인재 발탁에도 나섰다.

경영 환경을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만큼 올해 인사에서는 주요 경영진 대부분이 유임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SK그룹 관계자는 “최근 그룹 상황이 준전시라고 할 정도로 엄중하다고 본다”며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 만큼 안정적인 조직 운영을 위해 큰 변화는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첨단소재·그린·바이오·디지털 등 신성장 동력 분야를 중심으로 차세대 인재 발탁이 있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재용 회장의 회장 승진 후 첫 인사로 주목받는 삼성 12월 임원 인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가전·TV·스마트폰을 총괄하는 DX(디바이스 경험)부문장을 맡고 있는 한종희 부회장과 반도체를 맡는 DS(디바이스 솔루션)부문장인 경계현 사장의 투톱 체제를 구축했다. 이 인사는 아직 1년 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들은 유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이재용 회장의 첫 인사인만큼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달 이재승 사장이 사임하며 공석이 된 생활가전사업부장 자리를 비롯해 사장단 인사가 큰 폭 이뤄질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김기남·김현석·고동진 등 대표이사 3명을 모두 교체하는 쇄신 인사를 단행해, 올해 인사폭이 크다면 이를 능가하는 인사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젊은 인재들의 발탁도 예년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인사와 함께 주목받는 것이 조직 개편 여부다. 삼성 전체를 아우르는 콘트롤타워를 부활시키는 조직 개편이 가능하다는 평이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3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2기는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장(부회장) 등 계열사 사업지원TF 수장들과 첫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콘트롤타워 부활 등 민감한 현안들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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