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상황에서 산림의 중요성[기고/나경원]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28일 03시 00분


나경원 기후환경대사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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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기후환경대사
나경원 기후환경대사
“산림파괴는 매우 중대하고 해결이 시급한 문제다.” “산림보호는 파리협정 1.5도 목표를 달성하는 최고의 방법이다.” “산림을 포함한 자연은 탄소배출을 감소시키고 제거하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으며, 기후위기 완화와 적응에 필수적인 존재다.”

7일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산림과 기후리더 정상회의’에서 전 미국 부통령, 영국 총리, 케냐 대통령, 독일 총리 등 각국 정상들이 한 말이다. 세계 정상들은 기후위기 속에서 산림의 중요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하였다. 이렇게 기후위기 속에서 산림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산림이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기 때문이다. 사실 산림의 역할은 단순한 탄소흡수원에 그치지 않는다. 산림은 생태계의 핵심으로,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을 생산하며 생물다양성과 비옥한 토양의 원천이다. 원주민과 지역주민의 생활 기반도 된다. 많은 개도국의 원주민과 지역주민들은 숲에서 땔감을 얻는 등 산림에 의존하며 살고 있다.

70여 년 전, 우리나라도 산에서 땔감을 얻고 산림을 개간해 농작물을 생산하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한국을 둘러본 유엔은 “산림황폐가 고질적이어서 도저히 어찌할 수 없다”고 하였지만, 한국은 불과 20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산림녹화에 성공하였고 유엔은 “한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산림복구에 성공한 유일한 국가”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현재 많은 개도국에서는 황폐화된 산림에 나무심기를 국가 목표로 설정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경험이 롤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한국은 9월 ‘산림과 기후리더 파트너십’에 가입했다. 이 파트너십은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의장국인 영국이 주도한 것으로, 영국은 한국의 산림녹화 성공경험을 높게 평가해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고 한다.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는 산림과 기후리더 정상회의가 개최되어, 산림과 기후리더 파트너십의 공식출범과 산림재원 가속화 등을 논의하였다. 필자는 산림재원 가속화 세션에 참여하여 한국의 산림녹화 성공사례와 그린 ODA 확대 계획, LEAF(Lowering Emissions by Accelerating Forest Finance Coalition) 연합 가입 계획을 밝힌 바 있다.

LEAF연합은 열대·아열대림국의 산림 전용 및 황폐화 방지를 위해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10억 달러의 산림 재원을 조성하고자 구성된 자발적인 국제 연합체이다. 현재 미국, 영국, 노르웨이와 아마존, 에어비앤비 등 20여 개 다국적 기업이 참여 중이며, 우리나라도 가입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필자는 LEAF 연합이 민간기업에 산림 분야를 지원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여 산림재원 확대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의 주제는 ‘이행을 위해 함께(Together for Implementation)’이다. 작년 총회가 약속과 선언의 시간이었다면 올해 총회는 이행의 시간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중추 국가를 주요 외교 목표로 하고 있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가 된 거의 유일한 나라로서 그 힘을 잘 알고 있다. 선진국과 개도국의 가교역할은 물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지구의 산림복원과 유지를 위해 그린 ODA확대와 녹색기술을 공유하는 데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아마존을 비롯한 인류의 소중한 산림이 탄소배출원이 되는 안타까운 상황을 지켜볼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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