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과 기후변화로 인한 전 세계적인 에너지 위기로 올해 겨울나기가 힘들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에너지 위기 시대 추위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과학적인 방법으로 체온 유지를 꼽는다. 모자를 쓰는 간단한 습관만으로도 체온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잦은 음주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과학자들의 조언이다.
인간의 체온 조절은 주변 환경에 민감한 영향을 받는다. 인간은 물질대사를 통해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는 온혈동물로 37.0∼37.5도의 내부 체온을 유지한다. 체온 조절은 내부 균형을 유지하는 뇌 깊숙한 ‘시상하부’에서 이뤄진다. 시상하부는 몸이 차가워지는 것을 감지하면 피부, 분비선, 근육, 장기에 신호를 보내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중요한 장기를 보호하는 반응을 시작한다.
외부 환경이 바뀌면 다양한 생리학적 반응이 나타난다. 조지프 코스텔로 영국 포츠머스대 연구원은 “외부 환경이 변할 때 피부, 혈액, 근육과 같은 조직 온도의 감소를 포함한 다양한 생리학적 반응이 시작된다”며 “만약 일정 시간 이상 노출될 경우 더 많은 체온 감소를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몸이 식으면 내장 보호가 우선이다. 외부 온도가 15도까지 떨어지면 피부에 가까운 혈관이 좁아진다. 혈액은 손, 발, 팔, 다리, 외피 등의 사지에서 중추로 흘러 기관을 따뜻하게 보호한다. 이 때문에 차갑다는 느낌은 외부와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피부로부터 시작된다. 피부의 특성상 여성, 노인, 어린이가 추위를 더 많이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여성은 남성보다 체지방이 더 많은데 두꺼운 피하지방층이 피부와 사지로 가는 따뜻한 피의 흐름을 막게 된다. 또 상대적으로 근육이 적어 음식으로부터 에너지를 연소하는 능력인 기초대사율이 떨어진다.
피부 주변 온도가 영하 2도까지 떨어지면 신체 조직이 얼기 시작하며 따끔거리다가 감각이 없어진다. 더 심해지면 동상에 걸려 피부는 파란색, 회색 또는 검은색으로 변할 수 있다. 영하 4도에선 혈액에 얼음 결정이 생길 수 있다. 동상에 걸리면 근육과 뼈가 얼기 시작하며 여기서 더 심해지면 저체온증에 걸릴 수 있다. 심할 경우 말이 잘 안 나오고 기억력이 감퇴하는 증상도 나타난다.
체온이 32도까지 떨어지면 떨림이 멈춘다. 인체 중심부 온도가 30도 이하로 떨어지면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고 신장 기능이 저하된다. 29도에서는 의식을 잃을 수도 있고 26도에서는 사망할 수도 있다.
과학자들은 추위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과학적 방법이 체온을 효율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가장 쉬운 방법은 모자를 쓰는 것이다. 몸보다 머리에서 더 많은 열이 손실되기 때문이다. 몸이 따뜻해도 머리가 차가우면 신체가 떨리게 되기 때문에 모자를 쓰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활동적으로 움직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우리 몸은 조금만 활동적으로 움직여도 200W(와트)의 열을 더 생산할 수 있고 체온을 빠르게 올릴 수 있다. 다만 과도한 활동은 바람직하지 않다. 과열돼 땀을 흘리기 시작한다면 땀이 증발하면서 열이 빠르게 손실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술은 삼가는 것이 좋다. 술을 마시면 피가 심장으로부터 멀리 돌게 되면서 저체온증의 위험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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