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광물공급망 강화” 내년 법 발의
“中원자재 비중 높은 기업 차별 우려”
정부, 긴급간담회… 상황 예의주시
유럽연합(EU)이 주요 광물 원자재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이른바 ‘핵심원자재법(CRMA)’ 입법 준비를 본격화하면서 국내 기업들도 비상이 걸렸다. 전기자동차 배터리 등 중국 원자재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경우 미국에 이어 유럽에서마저 차별을 받을 수 있어서다. 중국 견제가 목적인 미국과 EU의 법안에 애꿎은 한국 기업들만 희생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유럽 내 380곳 이상의 한국 기업을 대표하는 유럽한국기업연합회(KBA유럽)와 연합회의 사무국 역할을 하는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는 25일(현지 시간) 공동 명의로 EU 집행위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EU는 내년 1분기(1∼3월) CRMA 법안을 발의하기 전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KBA유럽과 무역협회는 해당 의견서에서 “자국 기업만 유리하도록 차별적인 법과 규제를 도입한 일부 국가에 의해 촉발된 보호무역주의 추세를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배터리업계는 리튬 수입액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64%(1∼7월 기준)에 이르는 등 핵심 원자재의 중국 의존도가 높다. 국내 기업들이 캐나다, 호주, 아르헨티나 등에서 원자재 공급망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는 프로젝트들이다.
조성대 무역협회 통상지원센터 실장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법안이 나왔을 때 한국과 함께 미국을 비판했던 EU가 똑같은 법을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아직 CRMA 법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았는데, 한국이 우려할 만한 내용이 담기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9월 “희토류와 리튬 등의 중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며 CRMA 도입을 시사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후 경제단체 및 관련 업계를 불러 두 차례 긴급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CRMA와 IRA 모두 중국을 겨냥한 제도인데도 엉뚱하게 한국 기업들에 피해가 갈 수 있다”며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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