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버려질 물 반도체 공정 활용
공업용수 年 1억7300만t 추가 확보
AWS “데이터센터 냉각수 재사용”
IT업계 ‘워터 포지티브’ 잇단 선언
기후변화로 물 부족 문제가 전 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르며 물 사용량이 특히 많은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발 벗고 나섰다. 첨단기술을 통해 사용량을 줄인다거나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물 사용 증가를 억제하겠다는 것이다. 사회적 책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업 생존을 위해 미룰 수 없는 과제라는 분석도 나온다.
30일 삼성전자는 환경부, 경기도,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환경공단과 함께 하수처리수를 재이용하는 방안을 협력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앞으로 공공하수처리장에서 정수 처리돼 방류되는 물을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초순수로 정제해 활용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초순수는 물속 미립자와 박테리아 등을 모두 제거한 정제수를 뜻한다.
삼성전자가 하수처리수를 활용한 물 확보에 나선 건 경기 평택캠퍼스 등에 반도체 공장을 증설하며 앞으로 물 사용량이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서다. 반도체 공정에서는 웨이퍼 연마나 공정 과정에서 생긴 부스러기를 씻어 내는 데 물이 사용된다. 설비 규모가 늘면 물 사용량도 자연스레 증가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2030년 국내 반도체 사업장에 필요한 공업용수가 현재의 2배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이번 협약으로 하루 약 47만4000t, 연간 1억7300만 t의 공업용수를 추가로 확보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장(사장)은 “초순수라는 깨끗한 물을 필요로 하는 반도체 산업에서 하수 재이용수를 사용한다는 것은 큰 패러다임의 변화”라고 말했다.
미국의 빅테크들은 ‘워터 포지티브’ 기업을 속속 선언하고 있다. 자신들이 직접 사용하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의 물을 사회에 반환하겠다는 것이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이날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연례 클라우드 기술 콘퍼런스인 ‘AWS 리인벤트 2022’에서 2030년까지 워터 포지티브 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애덤 셀립스키 AWS 최고경영자(CEO)는 “물 부족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문제이며, 오늘 워터 포지티브 발표를 통해 이 문제의 해결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WS는 연중 대부분의 기간 동안 시설에서 냉각수를 사용하지 않고 외부 공기에 의존하는 방식으로 소비되는 물을 최소화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한 냉각수를 인근 지역 농작물 관개에 재사용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또 브라질과 인도,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 연간 16억 L의 담수를 제공했고, 향후 매년 8억2300만 L 이상의 물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구글도 2030년까지 사무실과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는 물보다 20% 더 많은 물을 보충하는 워터 포지티브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에서는 바닷물이나 재활용 폐수 등 대체용수 사용을 추진하고, 사무실에서는 비음용수로 빗물이나 처리한 폐수 등을 활용하는 식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글로벌 자사 캠퍼스에서 사용하는 물의 사용량을 줄이고, 물 재활용 시스템을 통해 재생수를 보급하는 등 2030년까지 워터 포지티브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메타(페이스북)는 데이터센터를 냉각하기 위한 첨단 증발 냉각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물 사용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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