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 수축 본격화…2024년 2분기까지 침체 이어질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1일 13시 56분


대한상의 “당분간 회복 어렵다” 경기 전망
경기관련 지표 본격 하락세
소비·생산·투자·수출 모두 얼어붙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총파업을 이어가며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제공
지난달 우리 수출액(67조5000억 원)이 작년 동월 대비 14% 역성장한 가운데 국내 경기가 내후년 상반기(1~6월)까지도 침체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30일 경기 관련 지표들이 본격 하락세에 접어들며 앞으로 경제 전반의 어려움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우리 경제 수축기가 평균 18개월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내년 1분기(1~3월) 본격화되는 경기 부진이 2024년 2분기(4~6월)까지도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의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11~12월 중 하락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7월(101.8)부터 8월(102.3), 9월(102.4) 상승 흐름을 이어가다 10월(102.4) 정체됐는데 이달부터 꺾일 수 있다는 것이다. 보통 순환변동치의 절대값보다는 흐름을 중심으로 경기 동향을 판단한다. 경기순환에 앞서 변동하는 지표로 구성된 선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6월 101.9에서 올 10월 99.2로 하락세다.

보고서는 특히 이번 경기 수축기에 강력한 긴축이 동반돼 경제가 단기에 악화되고 가계, 기업의 부채 부담이 누적돼 침체를 장기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국내 기준금리는 올 7월과 10월 각각 0.5%포인트씩 인상되는 ‘빅스텝’이 단행됐다. 11월에도 0.25%포인트 올라 현재 3.25%에 이른다.

SGI는 “일반적으로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파급 시차가 두 분기를 두고 있고 세 분기 지나면 효과가 최고 수준에 도달한다”며 “7월부터 시작된 고강도 긴축의 영향이 내년 1분기 본격화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국내 경제는 소비, 투자, 수출 전 부문이 악화되고 있다. 6월부터 소비자심리지수가 크게 하락했다. 가계 이자부담이 늘어나고 자산 가격 하락으로 소비 여력을 악화시키고 있다. 설비투자도 내년 경기 전망이 나쁘고 자금 조달 부담이 커져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글로벌 수요가 둔화되고 가격이 하락하며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11월까지 쌓인 무역수지 적자는 425억 달러를 돌파해 역대 최고 적자였던 1996년(206억 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보고서는 “주요 교역국인 미국, 중국, 유럽 지역에서 재화 수입이 모두 위축되고 있다”며 “무역 적자가 누적될 경우 환율 상승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SGI는 경기가 단기 급락할 위험을 방지하고 조속히 회복할 수 있도록 기업의 자금경색을 완화하는 등 정책 대응에 적극 나서고 중장기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경희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대내외 여건들이 내년에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며 “타격 받는 부문을 지원하고 경제 지속가능성과 공급망 안정화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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