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부동산과 주식 가격이 무섭게 뛰는 것을 본 20대가 올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부동산을 사면서 29세 이하 가구주의 빚이 1년 전보다 40% 넘게 급증했다. 50대와 60세 이상 등 장년과 노인층에서도 6% 이상 부채가 늘었다. 이로 인해 올해 가구당 평균 빚은 9170만 원으로 사상 처음 9000만 원을 돌파했다.
○ 가구당 자산·소득 모두 늘어
1일 통계청·한국은행·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내용의 ‘2022년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발표했다. 부채 증가율이 가장 높은 29세 이하 가구주는 평균 5014만 원의 빚을 진 것으로 나타났다. 50대(6.8%), 60세 이상(6.0%) 등 장년층과 노인층의 부채 증가율도 컸다. 다만 부채 보유 액수로 보면 40대가 1억2328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집값이 오르면서 가구당 자산은 올 3월 말 기준으로 1년 전보다 9.0% 증가한 5억4772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자산 증가율(12.8%)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역대 2번째일 정도로 높은 것이다. 자산 증가율(9.0%)이 부채 증가율(4.2%)을 크게 웃돌면서 재무건전성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들 수치는 올 3월 말을 기준으로 1년 전과 비교한 것이어서 현 상황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정부는 “최근 금리 상승 및 부동산 가격 하락세 지속 등으로 현재 체감하는 경기 상황과 이번 조사 결과가 상이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여유자금을 운용하는 방법으로는 ‘저축과 금융자산 투자’를 선호한다는 응답이 47.9%로 가장 많았다. ‘부동산 구입’은 26.3%로 그 뒤를 이었고, ‘부채 상환’은 20.9%였다.
경기와 고용 상황이 호전되면서 지난해 소득이 큰 폭으로 올랐다. 지난해 가구 평균 소득은 6414만 원으로 1년 전보다 4.7% 증가했다. 특히 근로소득이 1년 전보다 7.0% 늘어 2017년 현재 방식대로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보였다.
가구주가 40, 50대인 가구는 소득 1억 원 이상이 각각 24.9%와 27.7%로 가장 컸다. 40, 50대 가구주 4명 중 1명은 억대 소득을 올리는 셈이다.
○ 빈부격차는 더 커져
소득 상위 20%의 소득이 하위 20%보다 큰 폭으로 늘면서 빈부격차는 커졌다. 지난해 소득 상위 20% 가구의 평균 소득은 1년 전보다 5.4% 증가한 1억4973만 원이었다. 반면 1분위 가구 소득은 1323만 원으로 1년 전보다 2.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소득 하위 20%와 상위 20%의 분배 정도를 나타내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96배로 1년 전(5.85배)보다 높아져 소득 분배 상황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분배 악화에 대해 “2020년보다 재난지원금 등 저소득층 관련 지원금이 다소 감소한 대신 소상공인 피해 지원이 확대됐기 때문”이라면서 “우리 경제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약자 복지를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가구의 평균 비소비지출은 1185만 원으로 5.6% 증가했다. 세금 400만 원, 공적연금과 사회보험료로 400만 원, 이자비용 209만 원 등이 지출됐다. 이 중 세금이 전년 대비 8.8% 증가해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대면 종교활동 등이 줄면서 비영리단체 이전지출은 1년 전보다 16.2%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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